탄소중립 2050 실현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
4차 산업 혁명에 스마트 핵심 기술 혁신에 집중
지난 2022년 포스코는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지속가능한 100년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로 출범해 새롭게 경영체제를 정비하고 철강 전문성과 실행력 제고 노력으로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순탄한 행보를 보였지만 하반기 들면서 철강시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와중에 창립 이래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냉천범람 재난을 당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포스코인의 저력과 기술력을 확인하였을 뿐 아니라 기성세대와 MZ세대간의 상호 신뢰, 민·관·군을 포함한 지역사회의 응원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얻은 기회가 되었다"며 "더욱이 복구 과정에서 보여준 포스코인의 응집력과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들을 통해 모두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복구를 예상보다 조속히 마무리한 것은 과거 우리 선배들이 맨손으로 영일만 모래벌판에서 이룩한 역사에 이은 제2의 기적이라 불릴만한 성과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냉천범람 위기 극복을 발판으로 힘차게 재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는 정상적인 경영체제로 조속히 복귀하고, 외부적으로는 글로벌 다운사이드 리스크(Downside Risk) 확대, 통상패러다임 전환, 저탄소·친환경 시대로의 가속화, ESG 경영 요구 강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4월 1일에 창립 55주년을 맞았다. 포스코는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정부와 국민의 간절한 염원을 안고 태어났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철강 불모의 땅에서 포스코는 창업이념인 제철보국(製鐵報國)을 충실히 실천하며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뒷받침하고 산업근대화를 견인해왔다. 전쟁의 상흔이 채 지워지지 않았던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포스코가 이룩한 눈부신 성공 역사는 세계 철강업계의 기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제 제철보국은 기업시민 즉 ‘With POSCO’ 진화했다. 제철보국의 이념을 그대로 계승해 포스코 스스로가 사회 일원이 돼 경제적 수익뿐 아니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 기업 비전 ‘With POSCO(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선언한 것이다.
주주와 고객, 공급사와 협력사와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With POSCO는 지난 50년간 제철보국을 기치로 내걸고 세계적인 철강 경쟁력을 보유한 국민기업으로 성공한 포스코를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게 만들기 위한 새로운 브랜드라는 것이다. 나아가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파트너십 활동을 펼쳐 기업시민으로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집자주>
■ 탄소중립 2050 실현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원료·투자·에너지·기술 개발 등 중장기 종합 전략이 포함된 ‘2050 탄소중립 기본 로드맵’을 수립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 3년간 평균 탄소배출량인 78.8백만 톤을 기준으로 2030년 10%, 2040년 50%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현재 포스코는 ‘하이렉스(HyREX)’ 기반 수소환원제철 상용 기술을 개발 중에 있으며, 지난해 7월에는 '파이넥스(FINEX)'설비를 포스코와 공동으로 설계했던 영국의 플랜트 건설사 '프라이메탈스(Primetals)'와 수소환원제철 엔지니어링 기술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HyREX 시험설비 설계에 착수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인 HyREX 시험설비를 2026년에 도입하여 상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HyREX 상용 기술개발을 완료한 후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기존 고로 설비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여,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 철강사들의 공동 목표를 위해 포스코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을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으며, 이어 지난 해에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2차 포럼도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포스코는 HyIS 포럼을 통해 글로벌 철강사와 각국 철강협회, 원료공급, 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과 정부·국제기구 관계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 철강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수소환원제철법으로의 일대 전환을 앞당길 지혜를 모으는 등 글로벌 철강산업의 2050 탄소중립을 리딩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HyIS 포럼에서 “포스코는 포럼을 통해 수소환원제철기술의 개방형 개발 플랫폼 제안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그린철강 시대를 주도하겠다”며, “철강업계의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수소환원제철이란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자체가 매우 도전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뜻을 모아 그 길을 함께 떠난다면 탄소중립 시대는 앞당겨지고, 인류는 다시 한 번 도약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 4차 산업 혁명에 스마트 핵심 기술 혁신에 집중
포스코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스마트 핵심 기술을 적극 도입해 철강 생산 일관 공정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있다. 초기에는 단일 공장 수준으로 개발되던 스마트팩토리가 이제는 생산계획부터 출하까지 전 공정을 관통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포스코의 스마트 고로는 4차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이다. 포스코는 2016년 스마트 고로를 연구했고 포항제철소 2고로의 ‘디지타이제이션(Digitization)’에 착수했다.
용광로(고로)는 높이가 110m에 달하는 거대한 설비이며, 내부 온도는 최대 2,300℃에 이른다.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거대한 용광로의 변수들을 디지털화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간 작업자의 숙련도에 의지해 관리하던 용광로의 각종 지표를 모두 정형화하고 데이터화했다.
2017년부터는 축적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용광로 스스로 수많은 케이스를 학습하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스마타이제이션(Smartization)’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디지타이제이션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계 자동화’라면, 스마타이제이션은 자동화를 뛰어 넘어 미리 예측하고 알아서 변수를 제어해 최적의 결과 값을 산출하는 것을 말한다.
사물인터넷(AI)도 스마트용광로의 탄생을 앞당겼다. 과거에는 투입되는 연·원료의 양, 노열(爐熱) 등을 작업자가 일일이 측정해야 했지만, 스마트용광로는 설비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가 그 작업들을 대신하고 알아서 데이터화한다.
그 결과, 포항제철소 2고로는 ‘AI용광로’라고 불릴 만큼 인공지능 수준의 자체 제어와 예측이 가능해졌다. 용광로의 통기성, 연소성, 용선 온도, 출선량 등을 인공지능이 스스로 확인하고 상태를 제어한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2고로 스마트화를 시작으로 동 제철소 3고로에 인공지능 기술을 확대 적용했다. 또한 광양제철소의 3고로 ,4고로에도 스마트 고로 시스템을 구축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으로 조업과 품질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과 스마트 팩토리 등 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여 글로벌 철강산업을 선도하고 최고 경쟁력을 더욱 공고한다는 계획이다.
■ 스마트 데이터센터와 포스프레임(PosFrame) 도입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가 특별한 이유는 ‘연속 공정’이라는 제철소의 특수한 조건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용광로나 단일 공장뿐 아니라, 일관제철공정의 전반에 스마트팩토리를 확산해 나가고 있다.
제철소는 생산 계획을 세우는 일부터 최종 제품을 고객사에 인도하는 일까지 끊김 없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때문에 제철소에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하는 것은 1개 품목을 생산하는 단일 공장에 스마트팩토리를 적용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다.
각 생산 정보들이 산발되지 않도록 한곳에 모으고, 정형화·데이터화하는 것이 포스프레임(PosFrame)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이다. 포스프레임은 생산현장의 다양한 데이터를 고속으로 수집해 빅데이터를 분석·예측하고 AI로 최적의 제어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포스코 고유의 연속 공정용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이다.
스마트 고로의 정보는 포스프레임에 모인다. 제철소는 생산 계획부터 최종 제품을 고객사에 인도하기까지 모든 공정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여의도 3배 면적의 제철소에 산재된 수백 개의 공장들에서 생성되는 정보들을 한 곳에 모으고, 정형화·데이터화하기 위해서는 제철소 특성에 맞춘 데이터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이 필수적이다. 포스프레임을 이용해 약 3개월 후의 쇳물 생산량을 예측하고, 이를 이후 제품 생산까지 연결해 고객사에 차질 없이 전달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한편 포스코는 2018년 포항제철소, 2020년 광양제철소에 ‘스마트 데이터센터’를 준공해 운영하고 있다. 제철소 각 공장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통해 얻어진 조업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저장하는 곳으로 포스코가 추진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핵심 인프라다.
‘스마트 데이터센터’에 모아진 공장의 각종 정보들은 소프트웨어인 포스프레임에 축적되고 이를 통해 분석하고 예측한 정보를 바탕으로 포스코는 현장에서 최적의 생산 환경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 벤처 육성 및 지역 상생 발전에 기여
포스코그룹은 국내 최대 벤처요람인 체인지업그라운드 지원을 통해 국내 전주기 선순환 벤처플랫폼 구축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또한, 포항시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인 스페이스 워크를 기부해 지역 명소화에 힘을 쏟는 등 국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기업시민을 실천하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운영하는 벤처기업 인큐베이팅 센터다. 단순 공간적 개념이 아닌 포스텍(POSTECH·포항공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방사광가속기 등 세계 2위 규모인 연구시설과 5,000여 명의 연구인력, 연간 1조원 규모의 연구비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 인프라가 집적된 산학연 협력 허브를 벤처 밸리로 확장한 것이다.
입주기업에게 산학연 협력 인프라를 제공하고 포스코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화 실증 기회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한다. 벤처 펀드를 활용한 성장단계별 스케일업 자금 지원, 정부와 지자체와 연계한 투자 유치(IR) 기회도 제공한다. 입주기업들은 다른 인큐베이팅 센터와는 차원이 다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호평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21년 7월에 벤처육성의 요람인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을 개관하면서 태평양 동안의 실리콘밸리와 더불어 태평양 서안에 위치한 ‘또 하나의 퍼시픽 밸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체인지업그라운드에 입주한 기업은 현재 113개로 기업 가치는 1조 4,086억원에 달하며 입주율은 100%로 국내 최고 수준의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체인지업그라운드의 또 다른 역할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다. 경북 제1도시인 포항시는 2019년에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초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체인지업 그라운드의 산학연 인프라 지원을 받기 위해 수도권 기업 12곳이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9곳이 포항 사무실을 새로 열었다. 2곳은 포항 공장을 건설했다. 포항에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90여 개에 달한다.
또한, 포스코그룹의 지역 상생을 위한 기업시민 실천 노력은 2021년 11월 포항시에 기부한 스페이스워크가 대표적이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2019년 4월 1일 ‘환호공원 명소화’ MOU를 맺고 2년 7개월에 걸쳐 가로 60m, 세로 57m, 높이 25m의 곡선형 조형물인 스페이스워크를 건립했다. 작품의 외관이 환호공원에 내려앉은 구름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클라우드(cloud)’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스페이스워크는 총 333m 길이의 철 구조물로 트랙을 따라 걸을 때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하며 환호공원과 포항제철소, 영일만, 영일대 해수욕장 등 주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이다.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된 스페이스워크에 관광객이 늘면서 포항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복구 활동을 통해 임직원 모두의 일치된 열정과 위기극복 DNA를 되새기고, 향후 하이렉스 기술이 글로벌 철강업계의 탄소중립을 주도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더욱 굳건해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기업시민의 긍정적 가치 경험으로 확장 시키며 지속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