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연구원, 상·하반기 모두 부진할 것
건설투자는 상고하저 예상... 하반기부터 꺾여
2023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1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철한 연구위원은 최근 한국철강협회 '철강보' 기고를 통해 이처럼 밝혔다. 건설투자는 소폭 늘겠지만, 상고하저형으로 하반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됐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건설수주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증가해 2022년 223.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정부 SOC 예산이 10% 이상 감소하고, 부동산 시장 상황이 어려운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9% 감소한 200.1조원을 기록해, 2019년 194.1조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발주 부문별로 공공 수주는 4.2% 감소, 민간 수주는 15.8% 감소가 예상됐다. 발주 부문별로 공공 수주는 SOC 예산이 감소한 영향뿐만 아니라 세수가 부족한 영향으로 지출 또한 감소하여 토목과 비주택 건축 수주가 감소해 전년 대비 4.2% 감소한 54.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서 보면 상반기 8.1% 감소해 특히 침체가 심각할 전망이다. 토목 공사의 감소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예산 집행이 더디고 최근 들어 급등한 공사비 증가분을 설계비에 반영하지 못하고 발주한 대형 공사의 유찰 사태로 인하여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한 공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영향
으로 상반기 공공수주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하반기에 공공기관 대형공사 발주가 증가하는 영향으로 상반기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한국도로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의 대형 공사 발주가 지난해보다 증가하였으며 연말에 많은 공사가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하반기 비주택 건축공사가 감소해 지난해보다는 다소 부진한 29.4조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할 전망이다.
민간의 경우 건축수주가 급격히 위축되어 전년 대비 15.8% 감소한 145.6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22.4% 감소한 69.4조원으로 부진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택 수주 위축이 심각하고 비주택 건축 또한 오피스 빌딩 수주 위축이 전망된다. 하반기에는 경제 상황이 일부 개선된 영향으로 수주 감소 폭이 완화될 전망이지만, 여전히 지난해 수준에 이르지 못해,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한 76.2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공종별로 토목 수주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되나, 주택과 비주택 건축 수주는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 토목 수주는 전년 대비 0.6% 감소한 60.6조원을 기록할 전망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대형 토목공사가 하반기에 증가하고, 민자 수주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양호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반도체 설비투자 관련 대형 기계설치 수주 영향으로 민간 토목 수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였는데, 올해는 그 정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 전체적인 수주 규모는 작년보다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 수주도 하반기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개발 수주가 일부 증가할 요인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부진해 전년 대비 17.9% 감소한 70.7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공종 중 가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하반기에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부진한 영향으로 올 한 해 침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비주택 건축 수주는 전년 대비 16.9조원 감소한 68.8조원으로 오피스 상업용 빌딩 수주가 위축되고 지난해와 달리 반도체 설비 투자 관련 공사가 위축되어 창고 및 공장 수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2022년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259.5조원이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상반기에 1.8% 증가해 양호하지만, 하반기에 0.2% 감소할 전망으로 상고하저형의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토목투자 역시 정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됐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결과적으로 올해 건축공사 활동이 지난해보다 활발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공사 활동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 침체가 좀 더 본격화될 전망"이라면서 "내년 1/4분기까지 아파트 준공 물량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건설투자 하락은 내년 2/4~3/4분기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