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소재 개발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R&D예산 18억원 확보
친환경 극저온 밸브·플랜지·피팅재·강관 생산 기반 마련
산업용 밸브 제조사 피케이밸브앤엔지니어링(이하 피케이밸브)이 친환경 액화수소용 밸브 등에 쓰일 고망간강 소재로 수소 부품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피케이밸브는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의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 지원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총 17개 기업과 기관에 2027년까지 145억원을 지원하는 국책사업으로, 피케이밸브는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 18억원을 받게 된다.
지난 2020년, 모기업인 STX는 스테인리스와 니켈 등 소재 및 원자재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다각화, 밸류체인 강화를 위해 2020년 피케이밸브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STX는 산업용 밸브 분야에서 피케이밸브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국책 지원 사업을 통해 피케이밸브가 수행할 핵심과제는 수소가 액화하는 -253℃ 이하 극저온 환경에서 쓸 수 있는 고망간강 합금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해 액화수소용 밸브를 만드는 일이다.
산업현장에서 망간은 주로 철강의 강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용도로 쓰여 철강의 대부분은 망간을 포함하고 있다. 전체 망간의 80% 정도가 철강산업에 투입되고 있을 정도다.
현재 상용화된 고망간강은 망간 함유율이 10~14%인 합금 소재다. 강도와 내마모성 등이 우수해 광산 파쇄기나 기차 레일, 굴착기 등에 쓰이지만 극저온에서는 사용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에 피케이밸브는 망간 함유율을 20% 이상으로 높이면서 특수 합금원소들을 더해 극저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소재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고망간강으로 액화수소 용기(탱크)의 밸브를 제작하면 물체나 소재의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테인리스강(304L), 9%나 36% 니켈강 같은 기존 소재보다 생산비용이 낮다는 점도 특징이다.
피케이밸브 관계자는 “R&D를 거쳐 수소 부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업그레이드된 소재를 선보이겠다”라며 “극저온 액화수소용 밸브 관련 특허 출원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C) 프로젝트 수주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피케이밸브 관계자는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저장, 운송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선점하고 상용화하면 관련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피케이밸브는 고망간강 합금 소재가 향후 액화수소는 물론, 그보다 고온에서 액화하는 액화천연가스(LNG, -168℃), 암모니아(-33℃) 등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피케이밸브는 77년 업력(1946년 설립)의 국내 1위 산업용 밸브 제조·판매 기업으로, 자체 생산한 초저온용, 고온·고압용 밸브 등을 전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선박용 초저온 밸브 분야에서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80% 수준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전문성과 수출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 7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총괄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월드클래스(WORLD CLASS) 기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