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전소·소각로 적용, 6개월 장기 모니터링 실증 완료
해외 의존성이 높았던 악조건 환경에서의 미세먼지 측정을 국내 독자 기술로 선도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화력발전소, 소각장 등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전처리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향후 신규 건설되는 사업장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 관측에 널리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 연구팀은 고온·고농도의 굴뚝 내부 환경을 상온·저농도의 대기환경 수준으로 전환하여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등을 크기별로 구분하여 실시간 측정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팀은 ▲가변 유속과 압력 대응 등속 흡입 기술 ▲정량 흡입 희석 기술 ▲액적 분리 기술 ▲벽면 손실 억제 기술 등 독자 개발한 총 4가지 핵심기술을 활용해 굴뚝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를 총 부유먼지(TSP : 대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총 먼지로, 통상적으로 50㎛ 이하의 먼지량을 보임)가 아닌 미세먼지 크기별로 관리할 수 있게 했다. 이 미세먼지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은 국내 화력발전소와 소각로에서 지난 6개월간 장기 실증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았다.
기존에는 고온, 고농도 등 굴뚝 내부의 환경 조건이 열악하여 실시간으로 정확한 미세먼지 측정 데이터를 얻기가 어려웠다. 현재 측정 방식인 광투과 측정법은 굴뚝에서 발생하는 모든 먼지에 빛을 통과시킨 뒤 줄어든 빛의 양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었기에 미세먼지의 정확한 모니터링이 어려웠다.
또한 기존 중량 측정법은 일정 시간 미세먼지를 흡입 후 필터 내 중량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농도 데이터를 얻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되어 실시간 관리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등속 흡입 기술을 통해 측정 장치에 들어오는 배출 가스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어 굴뚝 유속 변화로 발생하는 측정 오차를 줄였다. 미세먼지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한 이유다.
연구팀은 또 굴뚝 내부 압력, 온도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도 배출 가스의 일정한 양을 추출하기 위해 공기 주입량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일정한 고온의 온도 유지를 통해 응축에 의한 물방울 형태의 액적 생성을 최대한 억제하였다. 많은 구멍이 뚫려있는 튜브에 공기를 주입하여 미세먼지의 벽면 부착도 최소화했다.
기계연구원 한방우 도시환경연구실장은 “사업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정확한 농도와 크기 분포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을 수 있는 최초의 기술”이라며 “실측된 미세먼지 배출량 정보를 토대로 배출원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부 “다단 희석 샘플링 기술을 이용한 고정오염원 배출시설의 미세먼지 연속측정 기술 실증화” 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 기술은 환경부에서 선정하는 ‘2023년 환경 R&D 우수성과 20선’에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