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보릿고개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국내 철강기업의 이익률은 사실상 바닥을 기고 있으며, 다수의 유통업체는 손해를 보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제품을 판매할 때마다 손해를 보며 ‘제 살 파먹기식’의 영업은 끝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계의 사정은 다소 나은 편이지만 3~4분기 적자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8월 이후 중국 철강 가격이 크게 꺾이면서 중국발 저가 물량이 국내로 물밀듯 쏟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자가 만난 철강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얼추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4분기 중국산 저가 수입재 유입이 본격화되면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냉연판재 등 일부 제품군을 제외하면 대부분 품목에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으며 이와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건설 시황과 흐름을 대략 짐작할 수 있는 국내 철근 수요는 올해도 1,000만 톤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철근 수요는 700만 톤대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며, 건설 업황 부진이 유독 아쉽게 느껴지는 분위기다.
철강업계는 국내 시황 악화를 우려하는 한편 무분별한 수입재 유입으로 인한 피해도 막심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특히 열간압연강판 등 범용재 시장의 중국산 잠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낮은 가격으로 밀고 들어오면 당해낼 재간이 없다”라며 “대응방안도 무색해질 만큼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안으로는 성장이 멈춰버린 국내 경제에 한탄하고, 밖으로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침공으로 진퇴양난을 맞이한 철강업계의 현실은 참담함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