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업계, 비용증가 4重苦 '속앓이'
시장 침체 속 제품價 반영 어려워..눈치
알루미늄 업계가 중복된 생산비용 증가로 수익악화 부담이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업계가 늘어난 생산비용으로 속을 끓이게된 사정은 최근의 일만은 아니었다. 올 연초를 기점으로 알루미늄 원자재와 유가, 원/달러 환율 등이 동시에 급상승 기류를 타면서 생산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여기에 최근 화물연대 파업이 큰 폭의 운송비 인상으로 타결되면서 알루미늄 업계가 체감하는 비용부담은 걷잡을 수 없게 됐다.
물론, 올 들어 생산 비용상승에 대한 부담은 산업계 전반에 걸친 추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필요한 거의 모든 알루미늄 원자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하는 알루미늄 업계는 특히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급등세 등의 부담이 직격탄으로 체감될 수 밖에 없는 특징을 갖는다.
LME 알루미늄 가격 톤당 2,900달러선, 국제 유가 배럴당 140달러 육박, 원/달러 환율 달러당 1,040원선, 운송비용 약 50%인상 등 주요 생산비용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사상 최고치 아닌 것이 없다.
여기에 알루미늄 업계를 더욱 숨막히게 하는 것은 시장 수요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늘어난 비용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수 없는 속사정이다.
국내 최대 알루미늄 합금 업체 관계자는 "원자재인 알루미늄 스크랩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 가운데 90%가량이 유류비"라며 주요 생산요소들의 큰 부담을 호소했다. 그는 "심한 공급초과 여건인 합금업계가 자동차 업계와 분기단위로 입찰식 경쟁을 펼치다 보니, 비용 증가분의 반영을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합금 업계는 "공장을 가동할수록 수익악화가 심해진다"며 "단순히 고정비의 부담과 계약이행을 위해 생산을 지속할 뿐"이라고 한숨 섞인 속사정을 토로하고 있다.
그 밖의 압연과 압출 등 주요 제조업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해당 업계 관계자들은 "객관화된 알루미늄 가격 상승분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유류비 등 부자재나 운송비의 증가는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 가격인상이 판매감소로 이어질까 걱정돼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경영실적 집계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외형적인 판매실적과 무관한 수익악화가 말못할 속앓이가 되고 있다"며 답답한 속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