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깊은 만큼 산도 높은 법”
2009-02-05 유재혁
그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일본 철강산업의 호황이 5년간 지속했기 때문에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관점에서 조정기간은 2~3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기 침체 때문에 깊어진 철강시장의 불황의 골에서 당분간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다.
실제로 1월 우리나라의 철강재 수출이 16억3,000만달러로 지난 2008년 1월에 비해 18.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기 침체로 말미암은 수요감소와 재고 증가 부담 등이 저가 판매, 수출량 축소 등으로 이어졌고 더구나 수출 증가를 주도해온 냉연도금판재류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자가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해외 수주량 감소로 주요 수요가들의 재고 조정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서 최근 판매가 개선되는 제품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 물량 자체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내 판매 역시 4월 철광석 수입 협상 가격이 인하 조정되면 철강재 가격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보니 구매를 다소 늦추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유통 및 가공업체들의 출하 및 가동률 저하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중국의 춘절 이후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쉽게 예측하기는 어렵겠지만 전 세계 정부의 경기 개선 노력에도 급격한 세계 경기의 호조 전환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때문에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러나 이 말은 결국 ‘골이 깊을수록 산이 높다.’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 불황의 골로 들어서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 다시 산에 오를 때 뒤처지지 않기 위한 준비를 지금부터 서둘러여 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지금의 어려움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어떤 제품이 이렇게 어려움에도 꾸준히 나가고 있는지, 어떤 산업이 불황 속에서도 건재한지 살펴보고 이 산업에 공급할 수 있는, 혹은 대체할 수 있는 철강재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장점을 만들어 내려는 기술 개발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시장이 나아지기 시작할 때 또다시 뒷북만 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음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걸어가는 골짜기는 더욱 깊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더 높이 올라갈 곳이 있다는 것을 가슴속에 새겨두고 숨을 고르며 한 걸음 한 걸음 더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도록 하자.
이제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를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리에서 내일을 위해 한 가지 더 준비하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유재혁기자/jhyou@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