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이 경쟁력을 좌우 한다
2009-12-02 정하영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이 2000~2007년 평균을 기준으로 25개국 중 22위로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제조업은 중상위권인 11위를 기록했다.
특히 철강과 비철금속 업종이 주를 이루는 1차금속/조립금속의 경우 22개국 중 4위로 전기광학기기 및 석탄석유 업종과 더불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로부터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노동생산성이 원가경쟁력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철강금속산업과 같은 장치산업의 경우 특성상 생산설비가 더욱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철강금속 산업은 비교적 최신 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설비 경쟁력이 우수하다. 여기에 우수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잘 운용해 노동생산성이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세계적 철강 연구분석 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즉, 철강 주요 생산국별 냉연강판(CR) 제조원가를 보면 우리의 노동투입량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작다.
2009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냉연강판 제조원가는 톤당 522달러로 세계 평균인 563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특히 노동 투입원가는 83달러로 세계 평균 88달러보다 역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냉연강판 제조원가는 무려 634달러, 노동비는 140달러로 우리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우리 철강금속 산업의 높은 노동생산성의 원인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우수한 현장 인력 확보와 더불어 안정된 근무를 바탕으로 교육 및 경험축적을 통해 숙련도 및 집중도를 높인 탓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여기에 무엇보다 안정된 노사관계 역시 아주 중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노사 간에 가장 까다로운 과정인 임단협의 경우에도 매년 무교섭 타결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 철강금속산업의 높은 국제경쟁력의 근저에는 안정된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한 높은 노동생산성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12월 1일 현재 철도노조의 파업은 엿새째로 접어들고 있다. 관련 철강재 수송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는 등 관련 산업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지경부 자료에서도 나타났듯이 서비스 부분의 노동생산성은 OECD 최저 수준이다. 그런 철도노조의 파업 지속으로 생산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