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청암 박태준 연구총서’ 발간
전문학자 38명 참여 집필…포스코 설립과정·기업가정신·경영철학 등 망라
포스코 창업자로 지난해 12월 타계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을 심층연구한 다섯 권짜리 연구총서가 최근 발간됐다.
여러 분야의 전문학자 38명이 집필한 이 연구총서는 한국 경제성장의 역사에 맞닿아 있는 포스코의 설립과 발전 과정을 박태준의 기업가정신을 토대로 다각도로 분석하고 체계화했다.
이 책은 포스코의 포스코신문 등 사보와 사사(社史), 포스코에 대한 기존 논문들, 포항가속기연구소를 포함한 포스텍의 교사(校史), 포스코교육재단과 학교들의 교사, 리스트 사사, 박태준에 대한 각종 전기문학과 저서, 어록 등을 기본 텍스트로 삼아 박태준의 제철보국·교육보국 철학과 기업가정신을 살피고 있다.
총서는 제1권 태준이즘, 제2권 박태준의 정신세계, 제3권 박태준의 리더십, 제4권 박태준의 경영철학1, 제5권 박태준의 경영철학2 등으로 구성됐다.
정준양 회장은 추천사를 통해 “명예회장의 길은 목숨을 거는 형극의 길이었지만 황무지를 옥토로 개간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길이었다. 제철보국과 교육보국으로 일류 국가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신념과 실천은 삶 자체였다. 전쟁에서 외환위기 극복까지, 20세기 조국의 고난과 시련을 온몸으로 뚫고 나아간 당신의 리더십은 강력했다. 그러나 그 근본은 통합과 사랑, 청렴과 헌신, 완벽과 합리였다”고 밝혔다.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태준이즘(Taejoonism)은 가능한가”라고 묻고선 “지난 100년의 한국사에서 최고의 기업인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사기업을 일으킨 데 비해 유독 박태준만은 공기업을 사기업 이상으로 일으켰기 때문에 태준이즘을 내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박태준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주인 없는 기업은 반드시 망한다’는 정설을 깨고 ‘주인 없는 기업을 주인 있는 기업 이상으로’, 그것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었다”면서 “세계 공기업 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유일한 대성취를 일궈냈다. 태준이즘의 명명은 그 같은 대성취에서 비롯된다”고 덧붙였다.
최진덕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박태준은 중대한 고비마다 ‘목숨을 건다’는 말로 결사의 각오를 다지고 또 다졌다”며 박태준의 정신세계를 ‘짧은 인생, 영원한 조국에’라는 좌우명에 극명하게 드러나는 국가와 기업을 위한 순교자적 사명감이라고 설명했다.
백기복 국민대 교수는 박태준의 리더십은 철저한 완벽주의와 원칙주의 등에서 나온다면서 “그는 부실공사나 부정이 발견되면 구조물 폭파 등 상징적 의식을 통해 자신의 가치 기준을 널리 알렸다”고 말했다.
김명언 서울대 교수는 박태준의 경영철학에 대해 “청암은 과거의 부정적 성과나 결과들에 대해서는 외부요인에 돌리지 않고 사실적으로 기술해 교훈적 의미를 발견하려 했고, 긍정적인 성과나 결과는 구성원들에게 돌렸다”고 소개했다.
소설가 조정래 씨도 “청암은 참된 인간의 길을 보여준 우리의 영원한 사표다. 그분은 사원들을 위해 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자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한 최초이자 마지막 기업인이었다. 청암은 대통령보다 더 대통령다운 조국의 일꾼, 민족의 위인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