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쇠똥으로 쇳물을 만든다고?"
현대제철, 세계 최초 우분(牛糞) 연료 활용 특허 출원
석탄 대체연료로 사용 가능… COG 대비 열량 높은 부생가스 활용
미분탄과 혼합 시 연소효율 30%p 향상
현대제철(부회장 박승하)이 세계 철강업체 최초로 축산폐기물인 우분(소의 배설물)을 제선공정에 대체연료로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와 함께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개발해 독자적인 친환경ㆍ고효율 제철조업 기술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그룹 산하의 현대서산농장과 함께 우분을 활용한 친환경 제선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선행연구를 통해 우분이 석탄을 대체할 만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하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현대제철 기술연구소는 ’자원순환형 제선기술’ 개발의 목적으로 우분을 고로의 열원으로 활용해 고로 내부의 연소효율을 높이는 한편 우분의 휘발성분을 활용해 고품질의 부생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앞으로 이를 상용화해 일관 제철 공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분은 국내에서 연간 2,300만톤 정도 발생(건식 기준 350만톤)하지만 극히 일부만 퇴비로 활용될 뿐 대부분은 별도의 비용을 들여 정화처리를 해왔다.
이에 대해 기술연구소 관계자는 "바이오매스(Biomass)의 하나인 우분을 건조하면 같은 무게의 기존 코크스보다 열량이 35%나 높은 양질의 부생가스를 확보할 수 있고 건조 후 미분탄과 혼합해 고로에 사용할 때도 연소효율을 최대 30%p나 개선할 수 있다"면서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수입원료 대체와 원가경쟁력 향상 등 경제적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연구실험에서 미분탄에 우분 혼합비를 높일 때 모든 탄종에서 연소성이 개선됐으며, 특히 25% 배합에서 저연소 미분탄의 연소성이 오히려 우수하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러한 연구성과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저연소 미분탄을 사용할 때 우분을 첨가제로 활용하면 원가 절감과 CO₂감소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현대제철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지난 2012년 하반기부터 ‘자원순환형 제선기술’ 개발을 중점과제(그림 참조)로 선정해 타 산업의 폐기물과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ㆍ고효율 제철조업 기술 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굴 껍데기로 제철용 석회석을 대체하거나 발전소 및 공장에서 발생하는 석탄재와 분진을 원료 결합소재로 활용하는 등의 ‘원료 대체 기술’과 이러한 폐자원을 혼합해 최고의 효과를 내는 복합비율을 찾아내는 ‘신 장입원료’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복합활용 기술을 통해 원료 품질 향상과 지역사회 폐기물 절감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신 장입원료 기술 관련 특허를 6개 출원했고 4월에도 2건을 더 출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폐기물 자원화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지역사회와 제철소가 윈-윈(Win-Win) 하는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