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기, 제조업부터 살려야
2014-08-06 에스앤앰미디어
또한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원가’를 줄여야 하는데 현재 주어진 여건이나 정부정책들은 오히려 원가를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전기요금’이다. 철강사들이 내야하는 전기요금은 당연히 산업용이다. 그런데 정부와 한전은 그동안 산업용에 적지 않은 특혜를 줬다며 우선적으로 요금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인상됐으며 최근인 11월에도 산업용은 가장 높은 수준인 6.4%를 올렸다.
2011년 8월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은 5차례 인상돼 누적 인상률은 33%에 달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기요금 1% 인상 시 추가 부담은 약 420억원에 달한다. 33%면 무려 1조3,860여 억원이다.
제품(철강재) 생산량을 7천만톤으로 보면 톤당 2만원의 제조원가가 높아지는 셈이다. 그만큼 수입재에 대한 대응력이 떨어지게 되고 철강산업은 더욱 설 곳이 없어진다.
최근 모 일간지는 전기료 인상으로 전기로(EAF) 가동이 여의치 않다고 전했다. 특히 전기로에서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미니밀, TS/FR(Thin Slab Flat Rolling) 설비를 가동하는 철강사들은 가동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비 및 생산 제품 특성상 고급 철 스크랩 확보 역시 쉽지 않아 전기료와 함께 원료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과장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이들 미니밀을 보유한 포스코나 현대제철은 가능한 가동률을 낮추려 하고 있다. 그만큼 수익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지금 통상임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자동차사들이 이미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켰고 이에 자극받은 외국계 자동차사는 해외 이전을 검토한다는 소문이다. 또 내년부터 원가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 분명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이 예고돼 있다. 특히 배출량이 많은 철강금속 업계로서는 그야말로 핵폭탄과 같은 정책이다. 배출권 거래제는 철강금속은 물론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 확실한데, 정부는 이의 시행에 요지부동이다.
그런데 호주 정부는 도입 2년 만인 지난 17일 탄소세를 폐지했다. 또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난 5월 26일 첫 번째 ‘리필데이(Repeal Day, 철폐의 날)’ 실시로 1천개 법안 및 9,500여 개 행정규정을 폐기했다. 오는 가을에 두 번째 리필데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4일 신임 여당 대표가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한다면서 기업의 국내 이전 ‘리쇼어링(Reshoring)‘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기업을 힘들게 하는 정책과 분위기가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데 공장이 다시 돌아올 것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호주와 같은 과감한 개혁과 규제 철폐, 기업 살리기 없이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