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업계, “난연패널, 여전히 절반 이상 가짜”
1차 모니터링 결과 82% 가짜, 2차 진행 중 55%으로 감소
EPS패널업계 부담 증가 전망, 패널 단가 상승 불가피
국토교통부가 공사현장을 불시 점검해 부실 설계와 시공 여부를 확인하는 ‘건축안전모니터링’ 사업을 실시한 결과 여전히 가짜 난연패널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샌드위치패널의 불연성능과 구조 안전설계를 대상으로 270개 현장을 대상으로 1차 모니터링을 점검한 결과 샌드위치패널 67개 샘플 중 12개(18%)만 적합 판정을 받고 나머지 55개(82%) 부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실시할 예정인 2차 모니터링 사업의 중간 평가 결과 부적합 제품의 비중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샌드위치패널 53개 중 29개의 현장 제품이 성능 부적합 판정을 받아 55% 수준으로 1차 대비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패널업체들이 이처럼 부적합 성능의 가짜 난연패널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과다한 수주경쟁이 주요인이고 또 수익성 확보를 위한 수단인 셈이다.
가짜 난연패널은 시험성적서를 받을 때만 제대로 된 패널을 사용하고 실제 건물에 사용되는 패널은 제대로 된 성능을 갖추지 않은 비난연패널을 사용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대부분 EPS패널에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PS패널업계는 현재 과도한 수주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비난연패널의 경우 제곱미터당 6,000원에 불과할 정도로 가격이 낮아졌고 정품가격도 8,000원대로 지속적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비난연패널은 심재로 사용되는 스티로폼을 난연 처리하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컬러강판 역시 대부분 중국산이어서 품질에 총체적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패널업계에서는 시험성적서와 다른 비난연패널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처럼 통용돼 왔었는데 지속된 화재 등 안전관리 문제로 국토부에서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건축안전모니터링 사업으로 시공자, 설계자, 감리자의 경각심과 책임감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부실 설계와 시공을 예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모니터링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국토부의 안전관리 강화는 패널업계의 구조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난연패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설비 보완도 필요하기 때문. 이 때문에 패널 단가가 인상되지 않으면 결국 중소 패널업체들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패널업계에서는 제대로 된 현장점검이 이뤄지지 않아 걸리면 재수 없다는 식으로 가짜 난연패널을 사용해왔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업계에 정품을 사용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