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한국판 양적완화’ 사실상 반대
“국책은행 자본 확충, 재정 역할”
인플레이션 위험, 부실채권 위험 등 판단
2016-04-29 송규철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는 이른바 ‘한국판 양적완화’에 대해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은 윤면식 부총재보는 29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재정의 역할”이라고 운을 뗀 뒤 “재정을 대신해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하려면 이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구조조정의 시급성을 들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나 부담이 큰 국채 발행보다 한은이 발권력을 바탕으로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채권을 구입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발권력을 남용하면 인플레이션 위험이 높아지고 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부실채권의 위험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판단하에 정부의 입장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윤 부총재보는 “기업 구조조정을 포함한 구조개혁이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 과제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할 수 있을 정도로 시급한지에 대해선 여러가지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아무리 시급하더라도 정당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보다 중앙은행의 기본원칙에 부합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여 한은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근거로 정부의 ‘한국판 양적완화’에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