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임기 말까지 구조조정 80% 완수"
"車강판 시장서 품질ㆍ가격 경쟁력 자신…기가급 강재 추가 개발 중"
부채비율 사상 최저수준으로 재무건전성 개선 '뚜렷'…수입규제 사전대응 강화 방침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그룹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임기말까지 80% 정도가 달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국내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필연적이고, 고로사의 다운스트림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31일 오전 태국 방콕 콘래드호텔에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권 회장은 태국CGL 준공과 국내외 철강산업 현안에 대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간담회 질의응답의 내용이다.
△ 중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철강업계 통합이 이슈다. 국내 구조조정 방향은 어찌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 일본은 1960~70년대 철강수요 급증에 대응해 투자를 늘리며 생산능력을 키웠는데 1980~90년대를 거치면서 엄청나게 구조조정을 했다. 당시 최강의 기술수준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증설로 감산과 구조조정이 있었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였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중국에 오고 있다.
중국은 2000년경부터 고성장이 어지면서 철강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1998년 이후 10배 가까이 설비능력이 늘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재작년부터 철강 수요,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정부 인식이 바뀌면서 리커창 총리의 좀비기업 발언이나 시진핑 주석의 구조조정 필요성 역설 등으로 철강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이런 현상들은 철강의 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서도 고로업체가 하나 더 늘면서 변수가 생기며 우리도 공급과잉 상태가 됐다. 과거에는 국가적으로 철강산업을 육성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 이루면서 발전했다. 포스코도 과거 정부와 협력 통해 수급상황을 보면서 투자를 이어왔는데, 빅뱅이 있은 후 밸런스가 깨졌다. 이에 따라 이제 국내서도 구조조정 할 수밖에 없다. 전기로업체는 각자 역할과 역량을 만들어갔지만 다운스트림(단압업체)에서는 과잉이 문제되고 있다. 유럽, 미국의 경우처럼 고로업체들이 전부 흡수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기활법을 마련해 구조조정에 도움 될 것이다. 다만 실업문제를 어떻게 수용하고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회사가 합쳐지면 인력감축이 불가피한데 정부 차원에서 보완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하고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구조조정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기업은 기업대로 기회를 슬기롭게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 향후 자동차강판 시장, 특히 동남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 구조조정과 관련해 얘기자면, 한국도 이미 오버캐퍼다. 해결방법은 설비를 줄이거나 좋은 제품 만들어 싸게 공급해 판로를 확대하는 것이다. 인기 제품 갖고 수출 늘려나가는 것이 포스코 전략이다.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만들어 성능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게 공급해 경쟁력 갖추는 것이다. 남들보다 싸게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
자동차강판이 대표적 사례다. 고객으로부터 끊임없는 개발 요구가 있다. 지구온난화 관련해 차량 경량화 요구 있다. 포스코는 기가급 철강재를 10개 이상 개발 중이다. 해외 업체들도 기술 협력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러 산업 중에서 유독 성장하는 산업 중 하나가 자동차산업이다. 중국 2,300만대, 세계적으로 5억대, 앞으로도 20% 성장 할 것이란 전문가 예상이다. 그런데 자동차강판인 아연도금이라도 기가급 강재를 누가 만들어 싸게 공급하느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고 태국CGL도 큰 역할 할 것이다.
경량화 소재로 철강과 알루미늄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루미늄보다 강도를 3배 높이면 알루미늄과 성능 비슷해진다. 기가급 강재 많이 개발되면 차량 구조 측면에서 철강재 경쟁력 여전하다.
△ 태국공장 풀하드 조달은 어떻게 하나? 최근 해외 무역규제가 늘고 있고 태국도 규제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대한 보완책은? 해외 투가 투자계획은 있나?
- TCS 소재는 국내에서 공급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무역규제 가능성 있어 태국정부에서 TCS 중요성 인식시켜 규제받지 않도록 하겠다. 소재를 공급하지만 결국 태국에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태국인 1,500명 고용효과도 있기 때문에 AD를 하면 안된다고 설득할 수 있다. 베트남, 인도 냉연공장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있지만 AD 안되도록 하겠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그래서 CGL 추가 투자를 심각하게 계속 검토하고 있다. 수요와 고객의 요구가 있는대로 언제든지 투자해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게 하겠다. 지금도 해외 각국서 CGL 건설 요청이 많다. 지역, 수요 등 면밀히 검토해서 차근차근 수익성 확보할 수 있는 상황에서 확장하겠다.
수입규제는 미리미리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최근 미국에서 열연강판 덤핑 및 상계관세 판정을 받았는데 이로 인해 100만톤 정도의 피해가 예상된다. 하지만 포스코 전체 3,800만톤 중 일부라서 데미지가 크지는 않다. 국내 수입물량(연간 2200만톤, 중국만 1400만톤)을 대체하면 심각한 문제 아니다.
미국 UPI 문제도 있다. 우리가 싸고 좋은 제품 공급해서 흑자전환 했는데, 덤핑 및 상계관세 판정으로 이제 다시 적자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나 합작사인 US스틸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내년 재심에 좀 더 면밀히 대응해서 관세율 낮추도록 하겠다.
통상문제는 사전협의가 중요하다. 수출지역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느냐 어필하고, 통상전문가와의 유대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기여 등도 확대토록 할 것이다.
△ 회장 취임 이후 2년 반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경영성과 몇 점 줄 수 있나? 구조조정 중기계획 어떻게 잡혀있나?
- 열심히 하다 보니 2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회장 취임 초기, 재무건전성 악화 지적이 컸고 이를 바로잡는 미션이 주어졌다고 본다. 지금 그 중간에 있다. 1년 정도 더 걸려야 마무리 될 텐데, 현재로선 60% 정도 진전됐다. 149건 목표 중에서 64% 정도다. 현금 확보목표도 7조7,000억원이었는데 그것도 60% 정도 달성했다. 대부분 예측대로 진행했다. 임기 끝날 때는 80% 정도 진행될 것 같다.
그동안 사업 정리가 중심이었는데, 앞으로는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가겠다. 기업 키운다는 측면에서 CEO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못했지만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부채비율이 역대 최고로 좋다. 포스코 단독으로 20%도 안 되고, 연결기준도 80%에 못 미쳐 재무건전성이 좋아졌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투자할 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데, 기가스틸처럼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 또한 비철강 부문에서 포스코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방법이 있다. 니켈, 리튬, 타이타늄 등이 대표적인데, 내년부터 이런 부분 투자 늘려나가도록 하겠다. 새로운 포스코의 미래, 신성장동력 만드는 것이 목표다.
△ 그동안의 경영성과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매겨달라.
- 어떻게 스스로 점수를 매길 수 있겠나? 여러분들이 평가해서 내게 알려달라. 아무튼 더 열심히 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