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발강관 업계, 현대車 부품업체에 납품가 ‘현실화’ 촉구
올 초 철강 가격 인상에도 납품가 ‘요지부동’
인발강관 업계, 매달 적자 판매에 “이대로 가다간 공멸”
최근 인발강관 업계가 자동차 부품업체에 납품하는 제품에 대해 원가인상분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 인발강관 업계는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지난 2월부터 매달 적자를 보고 있다.
인발강관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원가인상분을 반영해 톤당 6만 4,000원 사급단가를 올린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업체 측에서는 여전히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고 과거 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인발강관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톤당 6만4,000원의 인상안을 발표했지만 자동차 부품업계와 적용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여전히 원가인상분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발강관 업계는 가격 인상 안에 대해서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원가인상분을 제대로 반영한 가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2월부터 매달 적자를 보고 공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소급적용을 해줄지도 미지수다.
올 초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 제조업계는 열연강판(HR)의 가격을 인상했다. 당시 철강 제조업계는 국제적으로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자동차용 인발강관의 경우 포스코가 2월 1일 HR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해 인발강관 소재 업계(재료관)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인발강관 업계는 2월부터 원자재 인상분에 대해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원가 중 소재 구매비용이 절대적 비중(80%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의 특성상 인발강관 업계는 지난 2월부터 매달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
인발강관 업계의 경우 자동차 및 기계부품 플랜트 배관 및 설계 업체로 납품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 납품하는 물량은 월 2만톤으로 모든 연관 수요업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발강관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의 이중적인 잣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 인발강관의 소재인 자동차용강관을 제외한 타 제품들에 대해서는 원가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와 자동차강판 가격협상을 최근 마무리 했고 톤당 6만원 수준의 가격을 올렸다. 이러한 가운데 인발강관 업계는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한 채 자동차 부품사들에게 제품을 공급해왔다.
지난 2008년 인발강관 업계는 자동차 부품업체에 납품을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에도 인발강관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납품을 중단했었다.
인발강관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납품단가의 현실화를 위해 자동차 물량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원가인상분을 반영하지 않고서는 매달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납품단가는 원가절감 및 정상적 영업활동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의 적정 수준의 이윤을 보장하려면 ‘상생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 상황은 상생이 아닌 ‘살생경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