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수출기지란 오해부터 풀어야
최근 철강금속 업계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의 트럼프 대통령 최종 제재방안 결정이다.
지난 17일 미국 상무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3개 방법의 권고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상무부 권고안 중 두 번째 방안이 12개 수입규제 대상국에 대해서만 고율(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인데 우리나라가 이 대상국에 포함됐다. 대(對) 미 철강 수출 20위 안에서 1위인 캐나다, 4위 멕시코, 7위 일본, 8위 독일, 9위 대만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모두 제외됐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들이다.
군사동맹까지 맺은 전통의 우방국인 한국이 이들 우방국과 달리 수입규제 대상국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 정부의 좌클릭 정책이, 친중·친북 정책 때문에 미국이 한국을 못미더워 하고 있다는 이유다.
진정으로 우리나라가 수입규제 대상국에 포함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좀 더 세밀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일단 중국이다. 미국은 세계적 철강 공급과잉의 근본 이유를 중국에 두고 있으며 중국산 철강재의 수입을 극도로 규제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 엄청난 물량을 수출하던 중국이 최대 수입국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로 현재는 수출을 제대로 못하게 되자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3국을 이용한 우회 수출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철강 수출국이기도 하지만 수입 역시 3위에 오를 정도로 수입을 많이한다. 수출이 3천만톤, 수입은 2천만톤이라고 하면 거의 정답이다. 그런데 수입 중 중국산이 무려 60%를 넘어설 정도로 대부분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산을 수입해 이를 2차 생산, 가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판단을 우리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고부가 제품을 수출하고 대신 저가, 범용 제품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 수출한 철강재의 3% 정도만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했다는 통계까지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중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 중간 거점으로 보기 때문에 12개 수입규제 대상국에 포함시켰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중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기지가 아님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납득시키는데 모든 힘을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 최종 결정에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철강 수입량을 줄여야 한다. 수급 논리상 수입을 1천만톤 줄이면 현재의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수출을 2천만톤만 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들의 철강재 공급과잉 원인 국가라는 곱지 않은 시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정치적으로도 전통 우방국으로서의 믿음에 금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