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유통價 인상, 결국 제강사에 달려 있다
제강사의 철근 기준가격과 1차 유통가격의 괴리감은 크다. 이 괴리감을 해소하고, 유통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는 열쇠는 제강사가 가지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부회장 우유철)과 동국제강(부회장 장세욱)은 2분기 철근 기준가격을 톤당 73만원으로 인상했다. 이는 1분기 대비 톤당 1만5,000원 인상된 것으로, 1차 유통가격과 톤당 10만원 수준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제강사-유통업체는 철근 가격 하락 이유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복수의 제강사 관계자들은 유통가격이 하락한 것에 대해 “중간 도매상(일명 ‘나까마’),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업체, 저가 판매를 하는 업체들의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통업체들은 철근 유통가격 하락에 대해 “제강사의 밀어내기, 건설사들에 과도한 할인 적용”이 주요 요인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제3자의 관점에서는 제강사-유통업체들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다. 다만 제강사가 주장한 ‘나까마, 저가 판매를 하는 업체’들이 철근 가격을 떨어트리는 범위는 1차 유통가격 대비 톤당 1~3만원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통업계가 주장한 ‘건설사들에 과도한 할인 적용’의 범위는 톤당 최대 7~8만원 수준까지 범위가 매우 넓다. 덤핑 범위가 큰 제강사가 유통가격 하락 또는 상승을 주도하는 시장 구조인 셈이다.
철근은 일물일가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또 수요가(건설사)들이 가격을 책정할 수 있는 특수성을 가진 제품이다. 즉 제품이 동일하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제시한 업체들이 저가 판매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제강사들은 시장에서 ‘양치기 소년’이니 ‘양아치 소년’이니 비아냥거리는 얘기를 듣는 영업방식을 고수할 게 아니라, 무리한 덤핑 판매를 자제하고 유통업체들과의 ‘신뢰’와 ‘상생 협력’을 중요시해야 한다.
철강업체들이 서로 피튀기는 경쟁을 하는 것보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며 적정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는 게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