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강관업계, ‘美 현지 설비투자’ 밖에 답 없나?
美 쿼터제 발동시 강관류 104만톤만 수출 가능 세아제강, 휴스턴에 선제적 투자 휴스틸 넥스틸, 미국 투자 검토
최근 강관업계가 미국의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쿼터제로 현지 설비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강관업계에 따르면 이번 한국과 미국의 철강 쿼터제로 해외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미 강관류 수출은 지난해 203만톤 수준인데 104만톤 수준만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이 제도로 강관업계에서는 104만톤 이상의 유정용강관(OCTG) 및 강관류를 미국으로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강관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 기조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현지 셰일가스 채굴에 필요한 강관 수요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016년 초 배럴당 20달러대로 추락했던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올 초 70달러에 육박한 뒤 6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의 셰일가스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만 돼도 채굴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현재 유가 수준에서도 셰일가스 생산은 얼마든지 증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세아제강을 비롯한 휴스틸, 넥스틸은 해외 현지 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턴 지역에 신규 공장을 건설해 튜빙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튜빙은 원유 채취 등에 쓰이는 OCTG를 생산하기 위한 이전단계 제품이다.
세아제강은 추가 설비 투자를 통해 현지 생산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신규 설비의 경우 2.3~3.5인치의 소구경 강관을 생산하게 된다. 앞서 지난 2016년 세아제강은 미국 휴스턴에 강관 공장을 인수 후 4.5~7인치 구경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어 휴스틸과 넥스틸도 미국 현지 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 넥스틸의 경우 올 하반기 미국 공장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 당초 미국과 태국에 각각 공장을 세우는 계획에서 미국 현지 투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휴스틸은 미국 공장 투자를 전략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내부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세아제강을 제외한 휴스틸과 넥스틸은 각각 당진과 포항에 있는 OCTG 전용 설비를 미국으로 이전하거나 신규 설비를 증설하려는 계획을 검토 중에 있다.
기존 설비를 이전할 경우 미국 현지에 알맞은 전기 공급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휴스틸과 넥스틸은 기존 설비를 이전하거나 신규 설비를 증설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강관업계는 열연강판(HR)의 원자재 조달 문제도 해결해야한다. 국산 HR이 현지에서 높은 관세를 부과 받다보니 미국 철강사를 통해 원자재를 공급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강관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철강 쿼터제 시행으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미국으로 생산 설비를 이전하거나 신규 설비 증설하더라도 현지 수요를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