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2018-07-09     송철호 기자

  철강업계를 비롯해 국내 산업계가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미리 준비를 해왔지만, 7월 들어 근로시간 단축이 실제로 적용되면서 기업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만 혼란스러운 것이 아니다. 근로자들 역시 기대와 우려 속에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우선 1주는 휴일을 포함한 7일을 말하며, 지금까지는 1주일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규정이 없어 노동부 행정해석에 따라 토·일요일을 제외한 5일이 1주일로 인식돼 왔지만, 앞으로는 휴일이 1주일에 포함되면서 휴일근로(최대 16시간)를 연장근로와 별도로 인정받지 못한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많다. 하지만 시간 당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 중 27위로 하위권이다. 불필요한 근무시간을 줄이고 업무 체계와 공정을 개선하는 등 경영 전반에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가야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노동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

  결국 산업계를 취재하는 기자 관점에서 봤을 때, 아무래도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기업 경쟁력이 어떻게 변화할지가 중요해 보인다. 물론 근로시간은 점진적으로 줄어들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이 정말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적용이 되는지, 더 나아가 삶의 질 개선에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또한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경영난을 가져올 정도로 영향을 받는다면 노사가 선순환을 기대할 수 없다.

  7월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시행될 것이고, 기업과 근로자들은 대응할 수밖에 없다. 우선, 기존에 해왔던 것보다 근로시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이고, 각계에서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휴일과 휴가관리 체계를 제대로 확립하지 않으면 기업은 업무공백에 시달리고, 근로자는 쉬면서도 부담을 느끼는 악습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업무분장을 명확히 해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노동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업문화를 우리 모두가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