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분열 몰리브덴(Fission Mo-99) 생산공정 실증 성공
핵의학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고성능 방사성동위원소의 국내 생산 길 열려 기장 신형연구로 도입 시 국민 의료 부담 감소
신체 손상 없이 정밀한 질병 진단이 가능한 핵의학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고성능 방사성동위원소의 국내 생산 길이 열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하재주)은 핵의학 영상진단에 사용하는 Tc-99m(테크네튬-99m, 이하 ‘테크네튬’)의 원료인 Mo-99(몰리브덴-99, 이하 ‘몰리브덴’)의 핵분열 생산공정 실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의학 영상진단은 테크네튬-99m과 같은 방사성동위원소를 투여한 환자의 신체에서 방출되는 감마선을 영상화하여 각종 질병을 진단하는 의료 기법으로, 신체적 부담 없이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 의료 현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연구원 동위원소연구부 이준식 박사팀이 연구용원자로 ‘하나로’를 이용해 우라늄이 원자로에서 핵분열 반응을 일으킬 때 생성되는 극미량의 Fission Mo-99(핵분열 몰리브덴-99, 이하 ‘핵분열 몰리브덴’)을 고순도로 정제하고 분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핵분열 몰리브덴은 공정 특성상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비방사능이 높아 주요 동위원소 생산국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 동안 연구원 동위원소 생산시설에서 일반 몰리브덴을 일부 생산했었지만 비방사능이 낮고 소량 생산만 가능해, 고성능의 핵분열 몰리브덴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다.
방사성동위원소는 비방사능이 높을수록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방사능을 낼 수 있어 의료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히 몰리브덴은 반감기가 66시간에 불과해 비방사능이 높아야 장기 운송이나 보관이 가능하다.
방사성동위원소 몰리브덴에서 만들어지는 인공 방사성동위원소 테크네튬을 사용한 SPECT(단일광자 단층촬영)는 피폭량은 적으면서 고품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유방암, 전립선암 등 100여 가지 질병의 진단이 가능해 국내 핵의학 영상진단의 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원료 물질인 몰리브덴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의료 현장의 수급 불안과 경제적 손실이 계속되어 왔다.
몰리브덴은 벨기에,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캐나다 5개 국가에서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었으나, 호주를 제외한 4개국이 50년 이상 노후된 원자로를 사용하고 있어 운영 정지로 인한 수급 불안이 상존한다. 실제 캐나다가 2016년 원자로 운영을 중단하며 전 세계적으로 몰리브덴 부족 사태가 발생한 바 있으며, 현재도 주요 공급국인 남아공의 생산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실증으로 핵심 의료용 동위원소인 몰리브덴 생산기술 국산화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부산 기장에 건설 중인 수출용신형연구로를 이용해 고품질 동위원소를 생산하게 되면 국내 수요는 물론 수출 물량까지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을 위한 전용시설이 구축될 기장 수출용신형연구로와 달리 하나로는 전용 시설이 없어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연구원 하재주 원장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기장 수출용신형연구로에 도입하면 매년 천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 및 수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국민 건강 증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