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H형강 KS 인증 규격 추가…수요업계의 생각은?
3번의 전문위원회…소득 없어 수요업계, “H형강 규격 확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제품의 원활한 공급은 ‘숙제’
지난 7월 현대제철(부회장 김용환)은 국내 H형강 시장에 대형 H형강을 중심으로 55종의 신규 규격을 선보였다. 당시 규격 확대와 관련해 현대제철은 “KS(산업규격) 강재의 항복강도 상향에 따른 강구조 기준에 적합한 표준단면 규격 확대가 필요하다”며 “구조적으로 최적화된 규격 확대로 강재량 절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새로운 H형강 규격을 개발함에 따라 KS 인증 규격 확대에 대한 논의도 역시 시작됐다. 다만 H형강 신규 규격의 KS 인증이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철강업계 내부에서 신규 규격 확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정부와 학계, 산업계 등은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3차례에 걸쳐 H형강 신규 규격 추가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해당 위원회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4차 전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 다소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현재 H형강 신규 규격 추가에 대해 철강업계 내부에서는 다소 이견이 있으나, 수요업계는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H형강 수요가 많은 건설사와 철골구조물업계를 직접 만나 동일한 내용의 질문을 던졌으나 대부분 유사한 답변을 제시했다. 이에 본지는 건설사와 철골구조물업계 등 H형강 수요업계의 의견을 담아보았다. <편집자 주>
▣ 수요업계, “H형강 규격 확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18일 건설업계와 철골구조물업계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H형강 신규 규격 추가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국내 대형건설업체 S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 철강제품 KS 기준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다”라며 “수요자의 경우 현재 인증된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다만 건설사 역시 최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기단축과 강재량 사용절감, 공사단가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며 “이에 기존 10가지의 선택지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보다 20가지의 선택지를 준다면 경제성과 안정성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건설업계는 KS 인증 규격이 확대되면 실제 설계에 다양한 H형강 규격을 반영해 설계의 편리함과 함께 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엔지니어들이 주로 사용하는 설계 프로그램의 포트폴리오는 국가코드를 기준으로 작성하고 있다”며 “이에 신규 H형강 규격이 KS 인증을 취득해 프로그램화된다면 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H형강 제품을 적재적소에 사용하기 편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또한 H형강의 기존 82종의 규격으로는 건축설계의 모든 부분을 충족시킬 수 없으며 군데군데 비어있는 규격이 있다”며 “해당 규격을 메우기 위해서는 상위 규격을 사용해야하며, 결국 강재를 과도하게 사용해 비용을 더욱 쓰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설업계와 철골구조물업계는 대형 H형강 규격이 늘어나게 된다면 굳이 빌트업빔(용접형강)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S사 관계자는 “빌트업빔을 롤빔(압연 H형강) 대신에 사용하기도 한다”며 “다만 빌트업빔의 경우 품질관리 측면에서 롤빔 대비 부정적이며, 향후 대형 H형강 인증 규격이 확대되면 품질이 보증된 롤빔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 제품의 원활한 공급은 ‘숙제’
다만 관련업계는 H형강 신규 규격과 관련해 일부 걱정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바로 제품의 원활한 공급이다. 철골구조물업체 H사 관계자는 “제품의 규격이 늘어나 수급 상황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생산하는 규격이 늘어나면 제품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철골구조물업체의 경우 원청업체가 정한 일정에 맞춰 제품을 납품해야해, 원활한 제품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제강사에 주문한 1,000톤의 물량 가운데 900톤의 물량이 들어오고 나머지 100톤이 도착하지 않았다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결국 제품 공급이 제때제때 이뤄진다면 문제될 것은 없으며 오히려 원가절감 등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