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도금철선, 자료 수집 마무리 · · · 문제는 ‘속도전’

조달청, 철강협회로부터 자료 건네받아

2019-12-04     김희정 기자

한국철강협회(회장 최정우)와 조달청이 진행 중인 나라장터 계약 물품의 국내산 수급량 파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협회와 조달청은 지난주 회의에서 아연도금철선 4개사 1~7월 판매량과 나라장터 계약 물량을 비교했다. 

조달청은 나라장터를 통해 거래되는 제품은 품질 관리를 위해 국내산 원자재 사용을 기본 조항으로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아연도금철선은 2차 가공돼 개비온, 돌망태, 울타리 등의 형태로 최종 소비된다. 

하지만 원자재 구매 내역의 경우, 아연도금철선 4개 업체(한국선재, 진흥스틸, 대아선재, 한일스틸)의 도움 없이는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2차 가공 업체는 나라장터를 통해 계약 물량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저렴한 중국산 자재로 바꿔 이득을 취하는 등의 행위를 해온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조달청은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하고 지난해부터 철강협회와 협업해 꾸준히 자료를 확보해왔다.

문제는 조달청이 업체 점검을 나서는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연도금철선 시장 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 해당 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아연도금철선업계는 저가 중국산에 밀려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중국산 아연도금철선에 8.60%의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중국에서 관세 부과분을 상쇄할 정도로 가격을 재차 낮추면서 관세 효력이 사실상 무력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나라장터에서 계약하는 물량은 품질을 우선순위로 두기 때문에 원자재가 중요하다”며 “제품 단가가 높은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일반 제품 대비 높은 가격으로 계약하고 중국산 자재를 사용해 원가를 낮춰 이윤을 취하는 것은 조달청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