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사는 철강금속업계 어려움이 보이지 않나?

2020-03-04     에스앤엠미디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철강 및 비철금속 수요시장도 크게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제품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수입 감소 등에 따른 일시적인 판매 증가 등의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화에 따른 우려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비정상적인 시장 흐름이 지속되면서 우려했던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국내 철강업체들은 주 수요기업들과 가격 협상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시장의 변화를 구매 전략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최근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철강업체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 업체들과의 협상은 아직까지 타결되지 않고 지연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가전사들과의 협상은 상당부분 마무리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시키지 못하면서 최악의 실적을 보였던 철강업체들은 올해 들어 생존을 위한 수익 개선에 주력하면서 가격 인상 적용을 요구해왔지만 결국 가전사들의 횡포(?)에 또 다시 대폭적인 가격 인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돌발적인 환경 변화를 가격 협상에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구매파워를 이용해 그동안 불합리한 가격 요구를 해왔던 관행(?)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지속됐다. 

지속되는 갑질 논란을 일으킨 가전사들은 또 다시 가격을 인하시킨 것으로 알려지는 등 조금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이뤄진 가격 인하폭은 시장의 흐름에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가전사의 터무니없는 요구를 받아들여 계약을 한 업체도 문제다. 물론 업체의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판매를 위해 장기 계약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자사는 물론 동종업체들에게도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익성을 고려한 판매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밝힌 바 있고 심지어는 물량 조절을 통해서라도 수익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 그러나 결국 또 다시 일부 업체의 출혈경쟁은 이러한 의지를 약화시킨 모습이다.

비철금속 제품에서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관이 대표적인 제품인데 그동안 LG전자 등의 가전사들은 그동안 중국산 동관의 사용 비중을 70% 이상을 대폭 늘린 바 있다. 가격을 중국산과 동일하게 맞추지 않을 경우 국내 제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실현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중국산 수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국내 업체에 긴급 물량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할 때만 국내 업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전형적인 ‘갑질’ 행태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전사들은 여전히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강조하며 경쟁력을 높여가겠다고 외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상생과 경쟁력이 무엇인지 되새겨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