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RI “친환경 LNG선 시대 도래”...“韓조선업이 기회 잡을 것”
해운·조선업계 LNG 운반·추진선 주목 ‘경쟁국 도전·탈 LNG 시대’ 대응 필요 지적
포스코경영경구소(POSRI)가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이 주도권을 잡아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POSRI는 LNG 추진선 분야에서 한중일이 3파전을 벌이는 가운데 한국 조선업이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POSRI 정기대 수석연구원은 최근 ‘신조(新造) 발주 집중될 친환경 선박분야 경쟁 현황과 향후 전망’이라는 이슈리포트를 통해 천연가스 황금시대(Golden Age of Gas, IEA)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가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며 “2019년 세계 LNG 수요는 전년 대비 12.5% 증가한 3억5,900만톤을 기록했고, 앞으로 2040년에는 7억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해운업계에서는 LNG 연료가 기존 선박유 사용할 때보다 미세먼지 발생을 약 80% 수준, 온실가스 배출을 약 20% 감소 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해운업계는 LNG를 갈수록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할 친환경 연료로 인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주들 사이에서는 석유보다 연료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해운업계로서는 국제해사기구(IMO)의 IMO2020, IMO2050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LNG 연료에 주목하는 추세다. 특히 올해부터 전 세계에 바다에 적용되고 있는 ‘IMO 2020’은 대기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를 기존 3.5% 이하에서 0.5% 이하로 급격히 줄일 것을 의무화했다. 저유황유(MGO) 사용이나 탈황설비 장착 등이 또 다른 대안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MGO의 경우 높은 비용 문제로, 탈황설비의 경우, 황 외의 환경오염 문제로 논란이 있다.
이에 미래 해운업 연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카타르와 호주 등이 LNG 생산량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등 기존 연료 강국들 역시, 세일가스 개발과 신규 프로젝트(야말반도, 기단반도 등) 추진 등으로 LNG 생산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카타르의 경우 호주의 LNG분야 발전 능력을 경계하며 LNG 생산 증대를 계획하고 있다.
이와 같은 LNG 연료의 중요성 확대는 글로벌 조선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세계 LNG 공급을 위한 ‘LNG 운반선’과 LNG를 주 연료 또는 보조 연료로 사용하는 'LNG 추진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POSRI 자료(클락슨리서치 기반)에 따르면 글로벌 LNG 추진선은 오는 2029년까지 향후 10년간 2,500~3,000척이 발주될 전망이다. 이에 LNG 추진선 건조시장은 2020년 20조원 수준에서 오는 2025년 130조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기대 연구원은 국내 LNG 추진선 건조시장도 2020년 이후, 연 20척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국내 LNG 추진 시장이 2030년경에는 연 건조선박의 60% 수준인 200여 척으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LNG 추진선 건조의 핵심 경쟁력은 종합경쟁력(건조 경험 및 노하우, 글로벌 실적, 주요 조선기자재 제작 및 조달 역량)과 요소기술경쟁력에 있다고 지적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해당 부분들에서 “한국 조선업이 초반부터 중국과 일본을 한걸음 앞서 나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조선업의 경우, 국내 대형 3사가 모두 독자적인 LNG연료공급시스템을 구축했고, 전용 엔진 적용 사례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핵심 기자재인 LNG 화물창 건조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 수석 연구원은 중국 조선업에 대해서는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을 기반으로 관련 건조경험을 축적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주요 현지 조선사들이 LNG 추진선 인도 지연 사례가 다수 발생해 신뢰도 확보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기대 연구원은 일본 조선업은 장기 침체 국면으로 경쟁력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봤다. 그는 “일본 조선업은 2013년 컨테이너선 사고로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며 “현재 일본 조선업계는 크루즈선 분야 진출 실패와 LNG운반선 수주 부진 등이 악재가 겹쳐 조선업 규모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연구원은 “LNG선 분야에서 한국 조선산업이 독주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 대형 조선 3사의 카타르 대형 LNG운반선 수주는 국내 조선사업의 리더십을 확인시켰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카타르 국영기업 ‘카타르 페트놀륨(QP)'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과 LNG선 발주 관련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주 협약 내용으로 조선 3사가 오는 2027년까지 LNG선 100여 척을 건조할 수 있는 슬롯(도크)를 확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식 선박 발주로 이어진다면 계약금 만해도 23조6,000억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 연구원은 해당 계약이 한국 조선업의 높은 LNG선 수주 능력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한국의 글로벌 LNG운반선 수주 비율은 80%를 넘어섰다”며 “2018년에는 글로벌 LNG선 발주량 72척 중 66척을 수주했고, 2019년에는 세계 발주량 60척 중 48척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정기대 연구원은 :2020년 기준 국가별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은 한국이 50~70척 수준인 가운데 경쟁국 중국은 10척 수준에 그친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한국 조선업은 벌커선등 대형 선종 부문에서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았던 것으로 평가 받았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 조선업은 해운·조선시장이 LNG 추진선 시대로 개편되면서 시장 개척의 호기를 붙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주범위(대형컨테이너, 대형탱커, 대형벌커 등)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기자재(액화, 재액화, 엔진, 가스저장기술 등) 사업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POSRI와 정기대 연구원은 한국 조선업이 도전자들로부터 강력한 위협(LNG 추진선 분야)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IMO2020 황산화뮬 배출 규제보다 한층 더 강력한 친환경성을 요구로 하는 IMO2050 시대에 대비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탈LNG시대도 멀지 않은 가운데 차세대 선박핵시기술을 선점하지 못한다면 조선분야 리더십과 기술적 주도권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LNG추진선 시대 이후에도 한국 조선업이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며 “LNG 시대에도 프랑스에 GTT기술 주도권을 내 준 점을 참고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