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장 전망 세미나) 철강 경기 회복, 선진국-신흥국·수요산업별 '양극화'
재정 투자 확대에 따라 국가별 회복세 차이 수요산업별 회복 상이해 철강재별 회복세도 차이 코로나19 이후 3분기부터 철강 생산 회복세 생산 감소 등으로 공급 빡빡... 가격은 상승세
코로나19 이후 철강재 수요 회복은 선진국과 신흥국 간 양극화, 수요산업별 차별화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21 철강시장 전망 세미나'가 11월 18일 포스코타워역삼 3층 이벤트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경영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포스코경영연구원 공문기 연구위원은 '국내외 철강 수요 전망'에 대한 강연을 통해 이처럼 강조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공문기 연구위원은 강연에서 "코로나19 발발로 4월 이후 전 세계 조강 생산이 감소한 뒤 8월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지만, 이는 중국 효과로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은 여전히 조강 생산량이 감소세"라고 운을 뗐다.
이처럼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수요 및 생산 회복이 미진하나 글로벌 가격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공 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재의 가격 상승세는 코로나로 인해 폐쇄됐던 고로들이 아직 완전하게 가동하지 못함에 따라 철강 공급이 빡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제강사 가동률은 여전히 70%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세계 철강 경기는 1분기 조강 생산이 -1.0%, 2분기 -9.3%에 이어 3분기 1.3%로 성장으로 돌아섰다. 공 연구위원은 "그러나 중국을 제외하면 3분기도 조강 생산이 -8.7%"라면서 "특히, 선진국 철강 경기는 회복세에 들어섰다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선진국과 신흥국 간 철강 경기 회복 속도 양극화도 뚜렷하다. 올해 3분기 중국 조강 생산은 9.4% 성장했다. 그러나 한국(-2.8%)과 일본(-22.7%)을 비롯해 유럽(EU, -17.0%)과 미국(-21.8%) 등 선진국들의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이에 반해 러시아(0.6%), 브라질(5.8%), 터키(16.3%), 인도(-3.8%)로 신흥국 조강 생산은 상대적으로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공문기 연구위원은 "코로나19 글로벌 재확산 우려가 철강 경기 회복의 최대 리스크"라면서도 "유럽을 중심으로 4~5월의 전면적 봉쇄·국경 폐쇄보다는 완화된 조치를 시행 중으로, 글로벌 락다운 재개로 철강 경기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공 연구위원은 이어 중국 등의 경기 부양책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면서 글로벌 철강 수요도 당초 예상보다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철강 수요 변동 폭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 연구위원은 세계철강협회 자료 등을 통해 2019년 세계 철강 수요는 17억6,700만톤에서 올해는 17억2,500만톤으로 감소하고, 2021년에는 17억9,500만톤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공 연구위원은 중국은 2019년에 8.5%, 2020년에도 8.0% 성장했기 때문에 2021년에도 철강 생산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재정 확대가 고정자산 투자 증가를 이끌면서 글로벌 철강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공 연구위원은 전했다. 코로나19 대응 재정 규모는 세계 GDP의 10%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공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철강 수요 확대 속에 ▲선진국과 신흥국 간 성장 회복 속도에 양극화 발생 ▲수요산업 간 회복 속도 차이로 철강 제품별 경기도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 영향 완화에 따른 이동 수요 회복과 소비 지원책 등으로 큰 폭의 회복세가 기대됐다. 건설은 각국 재정 투자 확대 수혜로 완만한 증가가 예상됐고, 특히 신흥국 중심으로 탄탄한 성장이 전망됐다. 반면에 조선산업은 2020년 수주 절벽의 영향으로 2021년에도 수요 증가가 어려울 것이라고 공 연구위원은 내다봤다.
이 밖에 수출과 관련해 공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한국 철강재 수출은 아세안 수요 회복 지연으로 아세안보다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었다"면서 "중국이 수출 중심 성장에서 내수 중심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앞으로도 중국으로의 철강재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반면에 중국의 철강 수출은 "2020년 이후 연간 5,000만톤 내외로 과거 최고조 대비 절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2020년에도 6,000만톤으로 추정되고, 2021년에도 5,000만톤 내외로 중국발 공급 과잉은 내년까지는 잠잠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끝으로 공문기 연구위원은 "국내 철강 수요는 글로벌 시장 대비 회복 속도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는 수요 구조 차이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전체적으로 보면 조선산업의 비중이 10% 이하이지만,
한국은 조선산업 비중이 20%대이기 때문에 조선산업의 성장 회복이 더디면서 조선산업의 수요가 큰 한국과 일본이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 연구위원은 세부적으로 판재류는 자동차용 수요 개선에도, 조선용 부진으로 2021년 2.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봉형강 부문은 정부 공공투자 확대 등에 따른 건설용 수요 견인으로 2021년 5% 내외 증가가 전망됐으며, 철근 수요 역시 다시 1,000만톤을 회복하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공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이 밖에 철강재 수출은 2020년 3,000만톤보다 조금 적겠지만, 내년은 3천만톤을 넘을 것으로 공 연구위원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