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치세 뜬소문 넘쳐나도 대비해야
지난 3월부터 국내 철강업계가 중국 당국의 발표 한 건을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바로 ‘증치세 변동’ 건이다. 중국 증치세는 우리나라의 고부가가치세와 비슷한 개념이다.
중국 당국은 철강 등 수출 주력 제품의 해외 판매 명세를 증명하면 이 세금의 일정 부분을 ‘수출세 환급’이라는 명목으로 기업에 되돌려 주고 있다. 사실상의 수출 보조금인 셈이다.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세 환급 정책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세 환급률이 상향될 때마다, 저가(低價) 수입량 급증으로 시장점유율 감소와 수익성 악화, 유통가격 장기 약세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었다. 때문에 고로사와 같은 대형 철강사에서부터 지역 철강유통 소기업까지, 올해 중국이 증치세 정책을 수정할 것이란 소문에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현재 중국산 열연강판의 경우 수출세 환급률은 몇 차례의 상향을 반복하며 13%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철강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열연강판 수출세 환급률이 9% 수준으로 하향조정 되거나 완전히 폐지될 것이란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다만 최근 소문들은 내용이 부실하고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경우가 많다. 이미 3월 초순부터 시장에서는 중국 철강사 임원이 말했다는 전제 하에 “3월 30일에 발표가 있을 것이다”, “4월 1일부터 적용된다”, “열연강판과 같은 반제품성 제품은 수출세가 완전 폐지된다”, “전체적으로 4~5%p 수준씩 하향된다” 등의 다양한 말들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4월 첫째 주까지 진행된 내용이 전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새로운 소문으로 “4월 10일에는 반드시 열연강판과 중후판은 수출 환급세가 잠정적으로 완전 폐지, 냉연강판과 아연도금강판 등은 4% 수준으로 하향되는 내용을 담은 발표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다시 나돌고 있다.
이에 국내 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져있다. 2분기 재고 수준과 국내가격 정책, 수출입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데 점차 구체화되는 소문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할 수도, 그대로 소문 내용을 적용해 사업을 추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공식발표가 아니면 이제는 아무것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퍼져있다.
국내 철강업계가 몇 차례의 뜬소문으로 허탈감과 불투명한 상황에 답답함을 갖고 있는 점은 십분 이해된다. 그럼에도 철강업계는 증치세 정책 동향에 주목하면서 시나리오별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중국 철강업계는 수출세 환급률의 하향 및 폐지 시, 이미 계약한 건에서 늘어난 수출자 부담을 수입자가 모두 감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중국산 가격 급등에 따른 중장기적 공급 부족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다양한 변수를 산정하고 업체별로 최대한의 방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도 10일에 소문과 같은 내용이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4월 내로 중국 당국이 어떠한 내용으로라도 공식 발표를 낼 것이란 점 하나는 명확하다. 통상적으로 중국의 증치세 정책은 3월 양회에서 논의된 이후, 4월 초중순 안으로 공식 발표됐다. 이에 업계는 가능한 한 빠르게 대책을 수립·정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