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비철금속산업, 전 산업 중 국제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물가파급효과 ‘최대’

국제원자재 가격 10% 상승 시 생산자물가 0.43% 상승

2021-06-03     엄재성 기자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철강과 비철금속산업이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물가 파급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국제원자재 가격의 변동요인 및 우리 수출에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원자재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반등하며 최근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향후 추가 상승의 강도가 약해질 수는 있어도, 주요국 경기회복 및 통화완화 기조, 주요국 친환경 에너지 정책 영향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원자재 가격은 수입물가 변동을 통해 우리 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경제활동과도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보고서는 국제원자재 가격의 변동요인을 고찰하고, 나아가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의 물가파급효과 및 우리 수출에의 영향을 분석했다.

변동요인 분석결과, 국제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기와 위험자산선호 두 요인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변동의 86.8%를 첫 번째 주성분인 글로벌 경기가, 두 번째 주성분인 위험자산 선호가 22.3%를 각각 설명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신호로 원자재 가격의 움직임을 활용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울러 국제원자재의 가격변동은 이를 중간재로 투입하는 모든 상품 가격에 변동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수입원자재 투입비중이 높은 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산업연관표 투입산출표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자물가 파급효과는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원자재 관련 품목의 가격이 10% 상승 시, 국내 생산자 물가가 평균적으로 금융위기 직후(2010년 기준)에는 0.62% 상승으로 추정되었으나, 2018년 들어서는 0.43% 상승으로 추정되었다.

비철금속·철강·석유화학 등 원자재 수입의존도 높을수록 물가파급효과 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시 생산비 증가로 인해 수출단가 상승 및 수출물량 감소로 이어져

특히, 국제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산업인 비철금속(2018년 수입의존도 55.7%, 물가파급효과 2.87%), 철강(34.9%, 1.77%), 석유화학(31.4%, 1.48%) 등을 중심으로 물가파급효과가 컸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수출단가와 수출물량에 미치는 효과로 구분하여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 증가를 초래하여 수출단가를 상승시킴과 동시에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분석결과, 원자재 가격 10% 상승은 수출단가 0.7% 상승, 수출물량 0.25% 감소를 초래하여 수출금액 면에서는 0.45%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됐다.

무역협회는 “국제 유가가 평균적으로 지난해에 비해서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는 한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 및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소 수출기업의 경우 원자재 확보와 가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라 원가 절감,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도 해외 원자재 공급원의 다변화,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 중장기적인 원자재 수급 안정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