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협력사 직원 정규직 채용…3개 계열사 출범

현대제철(대표 안동일)이 3개 계열사를 설립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채용한다. 현대제철은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근무여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현대ITC, 현대ISC, 현대IMC는 9월 1일부로 출범해 힘찬 출발을 알렸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 가장 합리적인 결론

현대제철의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정규직화라는 결단은 민간 기업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 이후 지난 4월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가 있었는데 강제성은 없는 권고 사항이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진정성을 가지고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로조건에 대해 고민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 상황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해소 및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직접 채용이라는 해결방안을 마련했다.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회사의 지속 가능 등을 고려했을 때 협력업체의 계열사화응 통한 협력사 근로자들의 직접 고용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계열사 설립을 통해 협력사 근로자들은 근로조건의 향상 및 고용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회사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면서 상생 협력 발전 기대도 가능하게 됐다.  

이번 결정은 인권위의 권고와 고용노동부의 시정 시지가 계기가 됐지만 오랜 기간 고민을 이어갔고 공기업도 추진하기 쉽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결단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 

현대제철은 사내 1차 협력업체(32개사) 근로자를 대상으로 우선 채용을 진행했으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채용 원칙을 유지했다. 임금은 사내협력사 근무기간 및 직무 관련 사외 경력을 인정하고 경력에 따라 개개인별로 협의 후 확정했으며 과거보다 대폭 상향됐다. 
  
이 외에도 현대차와 기아 차량구입 지원금, 자녀 교육비 지원, 의료비(본인/가족) 지원, 장기근속 포상, 경조사 지원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에 따른 복리후생도 제공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법인을 설립한 후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채용을 진행했다. 인천, 포항 전 협력사 직원이 우선 채용을 신청했고 당진에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도 50%이상 자회사 입사를 신청했다. 약 4,500명이 새롭게 출범한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대부분 기존 일하던 곳에서 업무 이어받아 진행하게 된다. 계열사 조직개편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업무조정이 필요한 경우 사전에 희망 직무를 조사해 최대한 반영·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현대ITC는 입사 지원자에게 3가지 경영 목표를 제시했다. 

△ 현대자동차 그룹 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 하겠다. △ 건전한 파트너쉽과 굳건한 신뢰를 통해 존중하는 행복한 노사문화를 만들겠다. △ 안전한 작업장과 쾌적한 근무환경 제공을 통해 일할 맛 나는 새로운 직장을 만들겠다.  

현대ITC 김원배 대표이사는 이와 같은 목표를 전하며 “직원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사업장별 계열사가 설립되고 향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과 고용안정성이 보장된 7,000여 개의 대기업 계열사 일자리가 창출된다”며“새로운 고용 안정화 제도를 업계 최초로 추진하는 만큼 팬데믹으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기관과 지역 주민의 전폭적인 지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

계열사 출범과 관련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도 있는데 입사 시 소취하서와 부제소 동의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현대ITC 등 계열사는 그동안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근로환경 개선 요구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노사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소모적 논쟁을 해결하는 한편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해소 및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설립했다”며 “그동안 발생한 제반 법률적 분쟁과 향후 발생될 수도 있는 법률적 문제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소취하서 및 부제소 동의서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ITC 등 계열사는 부제소 동의서를 제출하고 새로운 출발을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노사발전 격려금 500만원 지급 예정이다. 아울러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등을 취하하고 입사한 직원에 대해서는 실제 소송에 소요된 비용 등을 감안해 250만원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또 일부 노동계에서는 계열사 설립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본사 직고용제을 요구하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도 현대제철은 “사내하도급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회적 분위기와 책임경영의 강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회사의 지속가능 등 현재 상황을 고려해 협력업체의 계열사화를 통한 협력사 근로자들의 직접 고용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속노조에서는 계열사에 입사하게 되면 ‘고용이 불안해지고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현대ITC 등 3개 계열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서 불확실한 경영 리스크 등을 해소하고 본연의 기업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서 그룹의 철강 업무 및 관련 그룹 업무를 중단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것이며 그 발판에는 안정된 고용 안정이 전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사내 협력사는 짧게는 2~3년 주기로 업체가 변경되어 고용이 불안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현대ITC, 현대ISC, 현대IMC 등 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근무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