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철강 수요 18억9,640만톤 전망

지역별 中 보합·선진국 증가·개발도상국 소폭 증가 건설, 인프라 투자 증가 호조·車 반도체 수급난 약세

2021-10-19     엄재성 기자

세계철강협회(WorldSteel)는 최근 ‘2021~2022년 세계 철강시장 단기 전망(SRO)’ 보고서를 업데이트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년 대비 0.1% 증가했던 세계 철강 수요는 2021년 4.5% 증가한 18억5,54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2022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18억9,640만 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예측은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진행됨에 따라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확산이 이전 대유행보다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덜할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알 레메이티(Al Remeithi) 세계철강경제위원장은 “2021년 철강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회복돼 중국을 제외한 수요 전망치가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됐다”며 “이러한 활발한 회복으로 인해 중국을 제외한 세계 철강 수요는 올해 예상보다 빨리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수요 회복의 가장 큰 요인은 제조업 경기 회복이다. 선진국들은 높은 백신 접종율과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뒷받침되면서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개발도상국보다 더 큰 폭으로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들, 특히 아시아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제 회복 모멘텀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제조업 경기 회복은 당초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도 견조하게 지속되고 있는 반면 공급 측면의 제약은 2020년 하반기 다소 회복됐지만 2021년에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요산업의 발주 증가와 재고 증가, 개발도상국들의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인해 2022년에도 철강 수요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 레메이티 위원장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개발도상국들의 백신 접종 확대, 중국의 성장 둔화는 철강 수요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주요 지역별 경제 상황과 철강 수요 전망은 각국의 백신 접종율과 정부 정책에 따라 다소 상이한 편이다.

■ 中, 철강 수요 올해 1.0% 감소·2022년 보합 예상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 경제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강력한 회복 모멘텀을 유지했으나 6월 이후 주춤했다. 정부의 생산 규제가 강화된 7월 이후 철강산업 생산이 둔화될 조짐이 뚜렸해졌으며, 월별 철강 수요는 7월 13.3%, 8월 18.3% 감소했다. 급격한 철강 수요 감소는 여름 내내 지속된 장마와 코로나19 재확산 등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보다 실질적인 원인으로는 부동산 부문의 모멘텀 둔화와 정부의 강력한 철강 생산 규제 등이 지목되고 있다. 2020년 말 중국 정부가 도입한 금융 규제로 인해 부동산 부문의 활동이 약해지고,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으로 인해 올해 인프라 투자는 크게 회복되지 못했다. 게다가 전 세계적인 제조업 경기 회복은 중국의 수출에 오히려 악재가 됐다.
전년과 달리 부동산 부문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중국의 철강 수요는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8월 누적 철강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올해 전체 소비량은 전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생산 규제와 환경규제 강화, 부동산 부문의 침체로 인해 2022년에도 철강 수요는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부동산 개발에 의존한 기존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모델로 전환을 추진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선진국, 제조업 경기 호조에 2021년 철강 수요 12.2% 증가, 2022년 4.3% 증가 전망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로 큰 타격을 입었던 선진국들은 올해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가 아닌 국지적인 폐쇄 조치를 통해 파장을 최소화하며,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공급망의 병목 현상과 서비스 부문의 부진은 보다 강력한 경제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공급망 병목 현상의 감소, 지속적인 수요 억제, 그리고 전반적인 금융 신뢰도 상승은 2022년 경제 회복 모멘텀을 강화시킬 것이다.

2020년 12.7% 감소했던 선진국 철강 수요는 2021년 12.2% 증가하고 2022년에는 4.3% 증가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미국 경제는 바이든 정부의 활발한 정책 대응으로 강력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철강 수요는 자동차와 내구재 부문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이 경기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 건설 부문은 주택 건설 붐은 끝나고 비주거 부문의 활동이 부진해지면서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철강협회는 만약 바이든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프로그램이 실행된다면 향후 철강 수요가 더욱 증가할 수도 있지만, 설사 실행된다 하더라도 2022년 말에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연합은 올해 여러 악재가 있었지만 여전히 회복세를 보였다.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철강 수요는 제조업 수출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자동차 생산 부진으로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제조업 부문의 수주가 증가하면 서 철강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 내에서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는 최근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건설업과 가전산업 등 일부 산업의 철강 수요는 올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일본의 경우 수출과 투자, 소비가 모두 늘면서 철강 수요가 회복됐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산업, 토목건설업 등이 철강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2022년에는 경제 회복에 힘입어 모든 철강 수요산업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수출 증가와 제조업 설비투자 증가로 올해 철강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한국의 신규 조선 수주가 대폭 증가했는데, 이로 인해 향후 몇년 간 철강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개발도상국, 원자재價 강세·재정 악화 불안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의 철강 수요는 원자재 가격 강세와 국제 무역의 회복에 힘입어 2021년에도 회복세가 지속됐다. 그러나 코로납19 재유행과 낮은 백신 접종율은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었고, 이는 개발도상국들의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 2022년에는 백신 접종 확대로 개발도상국들의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로 악화된 정부 재정은 이들 국가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한 후 회복세를 보이던 인도 경제는 올해 2분기 발생한 2차 대유행으로 큰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모든 산업 부문의 생산이 감소했다. 그러나 2차 대유행의 경제적 영향은 국지적인 봉쇄조치로 인해 1차 대유행보다 현저히 작았다. 7월 이후 전 산업 부문의 경기가 회복됐다. 인도의 철강 수요는 상반기 약간 감소했지만 올해 전반적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1억 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 지역에서는 2020년 대유행의 심각한 악영향에서 성공적으로 벗어났던 베트남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올해 철강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필리핀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건설 프로젝트가 시행 중이다. 전반적으로 아세안 지역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프라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노동력 제한이 발생하면서 철강 수요도 소폭의 회복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을 제외한 라틴 아메리카의 철강 수요는 2020년 대유행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그러나 2021년에는 건설 및 자동차 부문 경기 호조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멕시코는 자동차를 비롯한 제조업 호조로 기대 이상의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2년 이 지역은 높은 인플레이션, 증가한 재정적자, 정치적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현저히 약화될 수 있다.2020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후, 브라질의 철강 수요는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올 상반기 코로나19 이전보다 증가한 강력한 건설 투자로 인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재정 악화, 고금리, 그리고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철강 수요가 약화될 것이다. 긴장으로 인해 약화될 것이다.
GCC의 철강 수요는 정부의 재정 건전화에 따른 건설 투자 감소로 인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유가의 상승과 코로나19 안정화로 강력하게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의 철강 수요는 과밀 도시 지역의 건축 허가 중단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정부의 다른 초대형 프로젝트들은 코로나19 재유행의 영향을 완화시켰고 철강 수요 회복세를 지원했다.2020년 소폭 감소했던 러시아의 철강 수요는 자동차 부문의 강력한 반등에 의해 뒷받침됐다. 건설 부문은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보조금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2020년 3분기에 시작된 터키 경제의 강한 회복세는 2021년에도 지속되었는데, 이는 내수경기 회복과 소비 확대에 따른 것이다. 터키의 철강 수요는 인프라 프로젝트와 제조업 호조로 2021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터키의 철강 수요는 2022년 통화위기 이전 수준인 3,600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건설 부문, 선진국은 인프라 투자 증가로 호조, 개발도상국은 재정 악화에 수요 감소
자동차 부문, 코로나19 기저효과로 수요 회복, 반도체 수급난 지속으로 내년 전망 불확실일반적으로 건설 부문은 제조업 부문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영향을 적게 받았다. 하지만 많은 개발도상국들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건설 프로젝트가 전면 중단됐다. 2021년 세계 건설 부문은 낮은 금리와 각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강력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건설 부문의 회복세는 지역마다 고르지 못하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개발도상국, 특히 아세안에서는 건설 부문의 회복세가 미진한 편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최근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는 인도에서는 건설 부문이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 중국, 당분간 경기 조정기 전망

중국은 건설산업이 전환점을 맞고 있고 정부가 건설업 구조조정을 위한 정책을 펼치면서 당분간 경기가 조정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인프라 프로젝트는 선진국의 경우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녹색 이니셔티브와 연계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로 재정 상태가 악화된 개발도상국들은 자금 조달 능력이 감소하면서 프로젝트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주거 부문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누적된 저축과 재택근무의 확산으로 수요가 증가했다. 반면 비주거 부문은 사무실 공간의 수요 감소로 인해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가 실시되는 동안 철강 수요 부문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던 자동차 부문은 2020년 하반기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다. 일부 시장에서는 공급망 붕괴가 여전히 뚜렷하지만,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세는 여전하다.

미국에서 경차 생산은 지난해 3분기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이후 공급망 문제로 인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EU 자동차 부문은 강력한 회복세가 진행 중이며 2021년에 전년 대비 15.3%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것은 2018년 처음 제조업 경기 침체가 시작되었을 때의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EU의 자동차 부문은 반도체 부족과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전망으로 인해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중국에서는 올 상반기에 자동차 생산이 급증했다. 특히 2021년 1~8월 신에너지차 생산이 200% 가까이 증가해 같은 기간 전체 생산량의 11.2%를 차지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공급망의 혼란은 현재 세계 자동차산업의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2022년 자동차 생산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지만, 높은 수주 잔고는 일정 수준 철강 수요를 지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