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계 온라인 진출, 유통업계 상생에 유의해야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의 부상, 그리고 디지털 전환 속에 국내 철강 제조업체들의 온라인 플랫폼 출범도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이고 몇 년째 운영 중인 대형 제조업체 이외에도 최근 국내 대형 제조사들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진출이나 사업 준비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철강업계 한편에서는 이러한 철강 제조업체들의 온라인 거래 진출로 오랜 기간 유지됐던 제조업체와 철강재 유통업계 간의 상생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그리고 팬데믹 시대 등 철강 제조업체들이 온라인 사업에 나서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오랫동안 유통 시장을 책임지고 사업을 영위했던 철강재 유통업계 입장에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제조업체가 기존 유통 시장에 직접 발을 들인다는 점이 달가울 수만은 없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유통업계가 철강재 유통사업을 위해서 담보로서 보증서를 끊고 사업을 영위해 왔다는 점에서, 제조업계의 온라인을 통한 유통 사업 진출은 상도덕상 일종의 반칙이라 볼 수도 있다”라고 일갈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철강 제조업체들이 너도 나도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기존 시장의 틀이 무너진다면 결국에는 유통업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고, 이러한 대립은 결국 유통업계가 국산 철강재가 아닌 수입 철강재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낳게 될 것이라고도 지적한다.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했거나 진출하고자 하는 철강 제조업체들이 전통적인 유통업계와의 상생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빠른 시대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고자 하는 기업들의 노력은 당연한 것이며,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동안 철강산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왔던 유통업계와의 상생을 깨지 않는 것 역시 철강 제조업계에는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