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 4월 수주 부진...그래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17개월 연속 선가 상승세...높은 수주 경쟁력으로 강재價 부담 완화 韓 수주 잔량 6년 만에 최고 수준...후판 수요 크게 늘 듯

2022-05-16     윤철주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4월 수주 실적이 중국에 뒤쳐진 것으로 확인됐다. 강재(주로 후판) 가격 상승으로 선가(船價) 인상이 적용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풍부한 수주 잔량으로 일감은 6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4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51만CGT(표준 화물선 환산 톤수)를 기록했다. 이 중 국내 조선업계는 82만CGT(14척)을 수주했다. 중국은 한국 조선업보다 2배가량 많은 154만CGT(45척)를 수주하며 국가별 순위 1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와 달리, 한국 조선업계의 월 수주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선가 때문으로 보인다. 4월 한국 조선업계의 척당 수주 단가는 1억4,300만달러(한화 약 1,800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달 중국 조선업계의 척당 수주 단가 8,600만달러(약 1,100억원)보다 66% 높은 금액이다.

 

친환경·고기술·대형선 위주인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경쟁력이 아직 유효하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조선업계의 올해 1~4월 누계 수주는 581만CGT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46%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11%p 급등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산 후판 및 수입산 후판 가격 강세의 부담을 적극적 선가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국 등 경쟁국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업계는 막강한 시장 영향력과 기술력과 신뢰성으로 1년 반 이상(17개월) 이어지는 글로벌 선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4월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157.78p로 전월 대비 1.6p 상승했다.

또한 국내 조선업계의 풍부한 수주 잔량으로 일감 걱정도 없는 상황이다. 4월 하순 기준 국내 조선업 수주잔량은 3,268만CGT(688척)로 지난 2016년 4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국내 후판 업계와 조선업계 간 반기 협상 가격은 톤당 10만원 수준 인상으로 합의되고 있는 분위기다. 글로벌 원료 가격 및 철강재 가격 강세가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