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국내외 기업들과 ‘그린수소ꞏ배터리 동맹' 강화
LG화학·한화ꞏ트라피구라(Trafigura) 등과 사업제휴ꞏ지분투자 단행 LG화학과 배터리 소재사업 '맞손'…한화와는 신재생ꞏ수소 사업분야 제휴 확대 트라피구라와 니켈 제련사업 합작 검토 예정…투자유치 확보
고려아연(회장 최창근)이 국내외 다수의 기업들과 신성장 동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곤고한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배터리와 그린수소 분야에서 든든한 동맹군을 확보한 것이다.
고려아연은 23일, “신성장동력인 신재생ꞏ수소, 배터리 소재, 자원순환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추진을 위해 “㈜LG화학 및 ㈜한화와 그린수소 및 배터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세계 양대 글로벌 트레이딩 컴퍼니인 트라피구라(Trafigura)와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 제련 합작사업을 검토하는 사업제휴와 함께, 총 7,868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총 7,868억 원 중 4,144억 원은 LG화학(2,576억 원) 및 한화(1,568억 원)와 상호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3,723억 원은 Trafigura,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한국투자증권과 자사주 거래 방식으로 유치한다.
고려아연과 LG화학은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2차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 동맹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양사는 지난 2017년 2차 배터리의 핵심 물질인 황산니켈을 제조ꞏ판매하는 켐코 설립에 참여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켐코로부터 황산니켈을 공급받아 배터리 양극재의 전단계 물질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한국전구체㈜를 합작법인으로 설립했다.
이번 사업제휴를 통해 양사는 ▲리사이클(후처리)-전구체 연계사업(북미) ▲전구체 설비 증설(국내) ▲리사이클 원재료 사업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양사의 상호지분투자 규모는 2,576억 원으로, 고려아연 보통주 391,547주와 LG화학 보통주 367,529주를 맞교환한다.
고려아연과 한화는 이번 사업제휴를 통해 ▲수소 밸류체인 ▲탄소포집 ▲풍력발전 ▲자원개발 등 4대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소 밸류체인 사업과 관련하여, 한화는 고려아연이 해외 자회사를 통해서 도입할 예정인 그린암모니아를 위한 암모니아 탱크터미널과 암모니아 크랙킹설비 건설을 비롯하여 수소연료전지 발전과 수소가스터빈 발전 시설 건설에 참여하고, 고려아연은 한화가 미국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블루암모니아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사의 상호지분투자 규모는 1,568억 원으로, 고려아연 보통주 238,358주와 한화 보통주 5,436,380주를 맞교환한다.
고려아연과 트라피구라는 니켈 제련 합작사업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트라피구라는 매출 300조 원 규모의 세계 양대 글로벌 트레이딩 컴퍼니로 전세계를 무대로 원유, 금속, 광물 등 글로벌 자원중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에서 니켈 확보 능력이 있는 트라피구라와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이 니켈 제련사업을 포함하여 다양한 사업방안을 논의키로 한 것이다.
한편, 이번 사업제휴와 함께 고려아연은 자사주 거래방식으로 트라피구라(2,025억 원), 모건스탠리(653억 원), 한국투자증권(1,045억 원)으로부터 총 3,723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다. 유치한 투자금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 전반에 활용될 예정으로, 일부 자금은 美전자폐기물 리사이클 기업인 이그니오 잔여지분 인수와 100% 리사이클 동제련 증설에도 투자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영풍그룹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우군 확보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분 맞교환 및 자사주 매각을 통해 고려아연의 오너 일가에 우호 지분율을 27.8%로 늘림으로써 영풍그룹 장형진 고문 일가의 우호 지분율 31.25%에 3.45%까지 좁힌 것으로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이번에 발표된 다자간 사업제휴를 통해, 고려아연-한화-LG화학-트라피구라와 함께 이른바 ‘그린수소ꞏ배터리 동맹’을 공고히 하고, 자사주 거래로 유치한 투자금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최윤범 부회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지금이 오히려 투자 적기”라며,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려면 기존 비즈니스 인프라를 바꾸거나 새롭게 도입하는 등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으로 수반된다”면서 “초기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되 장기적으로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세계 굴지의 기업들과 국내외 금융사들이 동시적으로 고려아연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은 그 만큼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가 시대적 요구와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은 이미 고려아연과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이번 사업제휴와 지분투자를 계기로 양사의 중장기적인 협력관계가 더욱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 김승모 사장은 “이번 사업제휴로 고려아연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수소 밸류체인과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동참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관련 공동 투자와 신규 사업 개발도 협력할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트라피구라의 제레미 위어(Jeremy Weir) CEO는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 공급망 다변화와 새로운 제련 기술 및 경쟁력 개발이 시급하다”며, “고려아연과 오랜 기간 신뢰로 쌓아온 비즈니스 관계를 바탕으로 향후 공동 투자와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이상적인 동반자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