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품 국산 철강재로 국민 안전 지키자

2023-03-15     박진철 기자

잊을 만하면 터지는 수입 철강재의 불법·편법 사용 의혹이 또 커지고 있다. 

중국산 H형강 등으로 대표되는 수입 철강재의 불법·편법 사용 의혹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보론을 첨가하거나 조그맣게 용접하는 방식으로 우회해 편법 수입했던 보론강 사태가 있었고, 최근에는 H형강 끄트머리에 마구리판을 붙여서 수입했다가 이를 떼어내고 H형강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거론되기도 했다. 

여기에 신KS 기준으로 설계한 국내 토목/건축 구조물 현장에 비KS SS400 강종이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비KS인 JIS H형강은 KS H형강과 R값(곡률)의 국가 표준이 달라 단면적, 단위무게 및 단면계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구조 설계와 시공 시 오차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수입량으로 볼 때 SS400 강재는 2022년에만 약 23만톤이 들어왔다. 건축 구조물에 쓰이지 않고 부자재용으로만 모두 활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양이다. 만약 정부와 철강협회에서 엄격한 현장 조사와 관리 감독을 진행한다면 현장 적용 사례를 적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법·편법 수입이 단순히 무역상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이들 수입품이 건축 구조물에 사용되고 있다면 이는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결국 건축물과 국민의 안전해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포항에서 다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이제는 우리나라도 지진으로부터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우선적으로 건축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규정에 맞는 구조물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소한 구조물이라도 규격에 맞는 제품을 써야만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국철강협회는 지난해 국산 철강재 브랜드 K-STEEL(케이스틸)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K-STEEL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K’와 철강재 ‘STEEL’을 결합한 BI(Brand Identity)로 대한민국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한 철강재를 뜻한다. 

조강 생산 세계 6위에 빛나는 우리나라는 이로써 어디서나 국산 철강재를 쉽게 부르고, 무분별한 수입재와 구별지을 수 있는 자랑스럽고 편리한 이름 하나를 얻은 셈이다.  

건설, 자동차, 조선 등 모든 산업에 기초소재로 제공되는 철강재는 곧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소재다. K-STEEL이 하루빨리 대한민국 산업 중추인 철강산업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