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현대제철, 신규 수요·R&D로 돌파구 모색

영업이익 전년비 45%  감소...건설 경기 위축 영향  원료탄·산업용 전기료 추가 인상...원가부담 가중 "프로젝트 수주 활동과 신제품 개발에 역량 집중할 것"

2023-11-23     손유진 기자

 

현대제철


현대제철의 철강시장 불황의 여파로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건설수요 위축과 판가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45% 감소하며 부진을 견인했다. 4분기 이후의 실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향후 신규 수요 발굴과 기술력 보강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8% 줄어든 189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3% 감소한 5조2431억원을 기록했다.생산과 판매가 각각 461만4000톤과 453만톤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계절적 비수기와 건설 수요 부진으로 봉형강 판매량이 줄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고로사업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줄은 3조2075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로와 모빌리티 매출은 각각 1조6917억원과 34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29% 감소했다.올해 건설경기가 수주, 분양, 인허가 등 대부분 수치가 하락하는 기조가 계속됐고, 봉형강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폭이 확대되어 전기로 사업 수익성은 예상보다 크게 부진했다는 평가다.모빌리티의 경우는 전방 수요시장가 부족했다기보다도 글로벌 철강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매출 창출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판매 감소와 수요 부진이 제품가격 하락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손익도 감소했다.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5.7%에서 올해 3.6%로 2.1%p 떨어졌다. 다만 전분기 대비 재고자산 축소 등 운영자금 감소로 순차입금과 부채비율을 개선됐다. 올 3분기 기준 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8조5225억원과 6조405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8%씩 규모가 축소됐다. 직전 분기 72.8%에 달하는 부채비율은 한 개 분기 만에 68.5%로 줄었다.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현대제철에 대해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 이종형 연구원은 "봉형강의 수요부진에도 4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판매량이 일부 증가하면서 전기로 사업 수익성이 3분기 대비 소폭이나마 개선이 기대된다"면서도 "고로사업은 3분기 상승한 원료탄 가격이 시차를 두고 원가에 반영되면서 롤마진 축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4분기에도 수익성이 추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4분기 인상된 산업용 전기요금도 회사의 원가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1월과 5월과 각각 kWh당 13원과 8원 수준을 인상한 바있다. 3분기에는 동결했지만 4분기에는 약 10원을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현대제철이 매년 사용하는 전기는 1만GW정도다. 전기로 가동 비중이 높고, 전기료 KWh 1원당 100억 수준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한다고 했을 때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은 신규 수요 발굴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기술경쟁력을 키우면서 수익성을 확보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기존 초고장력강의 강도를 유지하면서 성형성을 향상시킨 3세대 강판 생산 설비를 구축해 2025년 2분기까지 상업생산에 돌입, 자동차 전동화 전환 트렌드에 대응할 예정이다"며 "국내 반도체 공장 프로젝트, 유럽‧동아시아 해상풍력 프로젝트 및 글로벌 건설기계용 수요 확보 등 비조선향 후판 프로젝트 수주 활동에도 적극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빌리티 및 조선향 신제품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며 "구체적으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대상 고성형 초고장력 강판을 개발하고 액화 이산화탄소 이송 저장탱크 후판을 연구를 통해 친환경 연료 운반선용 강재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제철은 최근 3분기까지 R&D투자로 전년 동기보다 21% 증액한 약 187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연구개발 실적으로는  △자동차 외판용 초고성형 냉연 도금강판 △중동향 HIC 보증 가스 수송용 파이프 소재  △글로벌 자동차향냉연 고강도 석출경화형 GI 도금강판 △액화 이산화 탄소 저장탱크용 저온인성 보증강 등을 포함한 14건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