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철금속 수출, 올해 소폭 감소 불가피할 듯
전기동·알루미늄합금 수출 부진에 실적 감소 예상 1~11월 4.5%↓…제조업 경기 회복 지연에 수입도 감소
지난 11월 비철금속 원자재 수출이 다시 한 달만에 전월 대비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개월 연속이다. 최대 품목인 아연 수출이 제자리 걸음을 걷는 상황에서 연과 전기동, 알루미늄합금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11월까지 6대 비철금속 수출은 지난해 수준을 4.5% 밑돌고 있어 올해 비철금속 수출은 전년 대비 감소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비철금속 원자재(전기동/알루미늄/아연/연/니켈/주석) 수출은 전월 대비 10.3%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누계 기준으로는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의 경우, 전월 대비 0.4% 늘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 5.1% 감소했고 누계 수입량은 4.2% 줄었다.
수출 최대 품목인 아연괴 수출은 지난 5월에 7만 톤을 상회한 이후에 6개월째 4만 톤 대에 머물고 있다. 상반기에 호조를 보였던 수출이 하반기 들어서는 전년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인데 국내 수요 대응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누계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는데, 고순도 아연괴를 중심으로 인도와 중국, 싱가포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상위 10개국 이외 지역 수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대 수출품목인 연(lead) 수출은 대미 수출의 격월 선적 영향으로 월별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고 이로 인해 11월 수출은 전월 및 전년 대비 모두 감소했는데 수출누계는 3.2% 증가했다. 동절기에 배터리 교체 수요로 인해 연 수요가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어서 단기 수출 성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품종별로는 순연과 안티모니연 수출이 증가한 반면에 칼슘연 수출은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합금 수출은 전월 대비 4.5% 감소했다. 올해 수출이 전체적으로 부진하여 1~11월 누계 기준으로도 19.5%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 내 소비 부진 외에 미국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고 유럽 수출은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 이후에 반제품도 직접 생산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주요 비철금속 원자재 가운데 수출이 가장 부진한 것은 전기동이다. 11월 수출도 전월 대비 14.5% 감소했고 1~11월에는 23.9%나 급감했다. 올해 제련소 유지보수 공사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 있었지만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인 중국 시황 부진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외에는 싱가포르를 제외하곤 중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모든 지역 수출이 급감해 대체 수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전기동 수입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인 양산항 전기동 수입 프리미엄이 10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11월 말까지 이어졌지만 극적인 수출 반등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원자재 수입의 경우, 가장 비중이 큰 알루미늄 순괴 수입이 3개웖 만에 증가했지만 전기동, 연, 아연, 니켈, 주석 모두 감소했다.
재활용 원자재인 스크랩은 11월 수출이 동과 알루미늄 모두 급증한 반면에 수입은 소폭 감소했다. 스크랩 자원이 수출로 빠지는 상황이 더욱 분명해진 반면에 국내 제조업 경기 부진과 함께 스크랩 조달의 어려움으로 수입은 줄어드는 반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동과 알루미늄 스크랩 수출이 각각 전월 대비 58.6%, 35.0% 급증하면서 누계 기준으로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스크랩 수출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태국, 일본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11월까지 10.8% 증가했고 탈탄소 원료로 중요한 알루미늄 스크랩 수출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면서 25.3% 급증했다.
반면에 스크랩 수입은 감소했는데, 저탄소 비철금속 생산에 중요한 원료인 스크랩은 국내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수요가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스크랩 수요업계들은 적절한 수급 안정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