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반등 가능한 경기 하락인가?"
건정연 "쇠퇴기 전조, 폐업·부도 늘고 신규진입 감소" 고금리·고물가 악재 속 지방 건설업체 양극화 우려
건설사 폐업 신고가 늘고 신규 등록이 줄면서 국내 건설업이 쇠퇴기로 가는 전조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지적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7일 '건설산업 반등 가능한 경기 하락인가? 쇠퇴기로의 진입인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건정연은 "진입장벽이 낮고 다수 업체 보유가 입찰에 유리한 건설산업은 지속적으로 업체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 종합건설업 등록업체 수보다 폐업 신고가 많아 전반 업체 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건설업 폐업 신고는 지난해 총 3,562건(종합건설업 581건·전문건설업 2,981건)으로 종합·전문건설업종을 가리지 않고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폐업 신고도 전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998건으로 폐업 증가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폐업신고율(등록업체 대비 폐업신고 수) 역시 재작년 3.5%에서 지난해 4.2%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약 4.4%로 높아질 것으로 건정연은 예상했다.
건설업 부도 건수는 △2021년 12건 △2022년 14건 △2023년 21건 등으로 2년 연속 증가했지만, 업체 수가 더 적었던 2020년(24건)에 비하면 3건이 적어 아직 부도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올 들어 부도난 업체 12개사 가운데 10개사가 지방업체라는 점은 지방 업체의 경영 현황이 더 좋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난해 폐업 신고 건수에서도 수도권(1,500건)은 2020년에 비해 30.7% 늘어난 데 비해 지방(2,062건)은 61.3% 급증하며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를 보였다.
폐업과 부도는 늘고 있지만 건설업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건설업 신규 등록은 총 9,903건으로 시설물유지관리업의 업종 변경으로 등록이 크게 증가했던 2022년도를 제외하고 비교하면 2020년 대비 17.6%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신규 등록 건수는 143건으로 전년 동기(380건) 대비 62.4%, 전분기(569건) 대비 74.9% 급감해 올해도 종합건설업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태준 건정연 연구위원은 "이번 건설경기 침체는 12년 만에 도래한 극심한 불황으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의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쇠퇴기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산업의 자연스러운 전환이 어려워 급격한 일자리 감소 등 내수시장에 충격과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쇠퇴기로 진입한다고 해도 완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