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에너지 효율 높이려면 구리(銅)에 주목

2024-05-13     에스앤엠미디어

에너지와 환경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세계사적으로 하나의 전환점이 된 1992년 6월 리우 환경정상회의 이후 ESSD(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 개념이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건물에 대한 기본개념인 ‘인간이 거주하며 모든 쾌적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차원을 넘어 현세와 후세에 걸친 인류의 생존과 지구환경 문제에 기여하기 위한 건축분야의 대안으로 그린빌딩이라는 개념이 부각된 것이다. 그린빌딩의 대표적인 기술로는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줄이는 것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설비, 자재의 효율 향상이 필수적이다. 


우리 사회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 온실가스 배출이 없거나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은 아직 화석연료 사용에 많이 의존하고 있고,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 효율성 등의 이유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조달 구조를 반드시 개편해야 하지만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산업 분야에서 저탄소 공정·기술 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적용 범위가 훨씬 넓은 건물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국내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의 약 20%를 건물부문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는데 주로 난방용(25%), 냉방용(22%), 온수(급탕)용(4%)이 CO₂ 배출량 전체 중에서 51%를 차지했다. 


평균적으로 1년간 가구당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해 보면 가구당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75%(5.27tCO₂)가 난방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소비량 대비 CO₂ 배출량이 높은 난방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특히 난방 방식이 온돌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해 온돌 난방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 필수적이다. 생활 주거환경에서 버려지는 열원을 최대한 없애야만 한다. 


이러한 점에서 온돌 배관에 열전도도가 높은 구리 소재 사용을 다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온돌 배관재로 구리관(동파이프)가 주로 사용됐다가 아파트 보급이 늘고 건축비 절감을 위해 스테인리스 파이프가 사용됐다가 이제는 PVC 배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공의 편의성이 있긴 하지만 소재 가격이 높아 저가의 소재로 대체된 것이다. 


과거 난방에너지 소비량 감소 확인을 위해 동파이프와 스테인리스 파이프의 열전도에 따른 온도변화량의 차이를 확인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난방급수로 70℃가 흐르는 가정으로 동파이프를 사용할 경우 콘크리트를 통해서 난방에 도달하는 온도가 약 53℃인 반면, 스테인리스강관은 약 41℃의 결과과 나왔다. 에너지 손실과 난방급수의 온도 손실이 없음을 가정한 결과 온도 변화량이 약 12℃ 차이를 보였다. 같은 온도에 도달하기 위한 에너지 소비량이 동이 스테인리스 파이프보다 감소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열전도율이 높은 동파이프를 시공하게 되면 53℃의 난방온도를 기준으로 했을 때 급탕온도가 70℃인 반면에 스테인리스 파이프는 110℃로 높은 온도로 가열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동파이프를 사용하면 약 40%의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PVC관과 비교 자료는 없지만, 재료 특성 상 더 월등한 에너지 효율성을 가질 것이 분명하다. 


CO₂ 저감을 위해서도 동파이프 사용이 필요하다. PVC나 스테인리스 제조 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적기 때문이다. 또한 구리와 스테인리스는 거의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