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할 수밖에 없다"…'제 2의 도약' 사활 건 동국산업

동국산업의 프리 비전…니켈도금강판 신규 사업에 대대적 투자 공장 준공 진척률 90%· 한 달 뒤 준공식· 브랜딩 등 현실화 단계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신사업에 사활을 걸 것"

2024-08-27     손유진 기자

 


"내연 자동차의 주요 엔진 소재에 들어가는 부품 시장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하니 동국산업은 가보지 않은 길이더라도 무조건 이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동국산업은 27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동국산업의 냉연특수강이 품지 못하는 자동차 소재 사업 영역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국산업은 지난 2020년부터 신규 사업을 내부 검토하는 등 줄곧 '제2의 도약‘을 강조해왔다. 고탄소강이라는 업태에 갇혀 있다간 급변하는 전기차 산업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게 회사의 생각이다.

총 1,230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니켈도금강판 신사업 투자 계획은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장 준공률은 90%에 달했고, 내달 26일 준공식과 함께 본격적인 양산체제로 돌입할 계획이다. '디켈(Dikel)'이라는 동국산업만의 니켈도금강판 브랜드와 제품 브로슈어도 준비를 마쳤다.

동국산업은 공장 준공을 마치는 대로 니켈도금강판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품질력'을 확보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동국산업 관계자는 "당사의 경쟁상대는 니켈도금강판 품질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토요코한(Toyo Kohan), NSC와 같은 일본 제조사다"라며 "당사가 기존 보유하고 있던 모사설비로 일년 반동안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국산 제품과 비슷한 수준까지는 확보된 상황이며, 소재의 강도 등 부분에서 빠른 시일 내 추가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스 등 가공 업체와 셀 메이커와의 고객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소재 가공을 위해 지난 4월에는 종합 포장재 회사인 동원시스템즈와 이차전지용 니켈도금강판 원재료 소재의 공급, 판매 및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해 연간 약 5억 개 이상의 원통형 배터리 캔을 가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국내 셀 메이커 한 곳과는 8월 말 기술 및 승인 관련 협의가 예정돼있다. 오는 10월부터 초도 샘플 공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조점근


탄소중립과 ESG 등에도 선제적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국산업은 "국내 배터리 셀 메이커가 북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소재사인 당사에서도 탄소중립 태스크포스팀(TFT·Task Force Team)을 구성하고 기후 리스크로 인한 영향 파악 및 대응을 위한 리스크 관리체계 수립해나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탄소배출 최소화와 고효율 설비 투자 등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니켈도금강판 등 최근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동국산업에 대해 시장에선 우려 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하지만 동국산업의 생각은 다르다. 동국산업은 "회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는 없다"며 "투자에 인색하지 않는 기업, 해외 영업력, 1등 DNA 등을 최대 활용해 글로벌 니켈도금강판 제조사로 발돋움하겠다"고 했다.

동국산업은 "후발주자로 니켈도금강판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도전이지만, 고탄소강 사업에 발을 들일 때도 후발주자였지만 현재는 업계 1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니켈도금강판이 회사에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만큼 신사업에 사활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신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동국산업은 '고탄소강'이라는 업태의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절대 사라지지 않을 산업"이라고 단언했다. 동국산업은 "빠른 속도로 친환경차 전환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요가 꾸준하다"며 "고탄소강 산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니켈도금강판사업에 투자해 찾아올 변곡점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