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격

2024-10-30     김기은 기자

최근 내수 판매를 중심으로 한 알루미늄 업계들이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다. 본지에서 집계한 국내 알루미늄판 3사 내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3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내수 판매는 ▲6월 18.5% ▲7월 11.7%▲8월 17.9% ▲9월 22.2% 줄어들었다. 

알루미늄판 업계는 국내 건설 및 경기 부진 등 내수 경기 악화와 이차전지 양극박 시장의 부진 등의 영향을 받았다. 이차전지 양극박 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과 전기차 화재 사건 발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이캐스팅 업계도 최근 주문 물량이 줄어들며 판매 둔화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알루미늄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는 반도체, 인공지능 등 미래 첨단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전력망 확충과 정전·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설비 유지·보수를 이유로 지난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평균 9.7%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은 10.2% 인상하고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5.2% 올랐다. 

다이캐스팅 업계는 원재료를 제외하고도 제조 공정에서 가스비나 전기료가 많이 들기 때문에 더욱 상황이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이캐스팅 업계는 생산 공정에서 전력비를 절감할 수 있는 사례를 연구하고 공유하고 있다. 

전기 요금 인상과 더불어 전기차 캐즘 현상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Goldman Sachs Research)에 따르면 2026년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전기차 수요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가격은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유가를 가정할 때 미국과 같은 시장에서는 2026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와 총소유비용이 동등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가 2026년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아직 1년 남짓한 기간이 남아있다. 이러한 알루미늄 업계의 내수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 정부의 재정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