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 품질 유지에 우려
고려아연, 국내 최대 규모 황산 생산해 국내 공급 65% 담당 "지속적이고 전문적 품질 관리 필요…긴밀한 협의 매우 절실”
고려아연의 반도체용 황산(PSA) 주요 고객사들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계가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반도체 황산은 매우 중요한 소재이며,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품질관리가 필요하고 미래 수요를 대비한 고려아연과 반도체 업계의 긴밀한 협의 매우 절실한 소재"라고 언급하며 고려아연의 황산 경영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 고객사의 경우 "반도체 제품 및 공정 난이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산 품질에서 특이점이 발생 시, 반도체 생산 및 품질관리에 심각한 손상이 발생"한다며 "고려아연 반도체 황산의 안정적인 공급과 품질 유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오랜 기간 고려아연-고객사 간 지속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 고객사는 "오랜 기간 동안 귀사의 꾸준한 증설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 협업, 품질 투자로 당사와 동반성장 및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반도체 생산에 있어 양사간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은 물론, 공급과 품질에 있어서도 고객사 기준을 훌륭히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반도체 생산에 있어 반도체 황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 표면의 이물질이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선 생산과정이 고난도인 고순도 황산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도체 제조에서 초기와 후반 공정에서 필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순도가 낮은 황산은 반도체 성능과 수율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국내에서 고순도 황산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다. 온산제련소는 반도체용 황산을 포함해 지난해 기준 연간 총 140만톤의 황산을 생산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황산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려아연도 이에 발맞춰 반도체 황산을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고려아연 내의 경영권 분쟁사태를 우려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 염려될 경우 고려아연으로부터 받는 반도체 황산 물량을 조정해 국내외 다른 업체로 공급처를 다양화할 수 있다. 이럴 경우 핵심 수요처가 사라지고 고려아연은 회사 차원에서 큰 손해를 입을 뿐만 아니라 주주가치도 크게 저하될 전망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반도체 분야는 물론 이차전지 등 우리나라의 주요 산업 밸류체인의 중요한 한축을 맡고있다. 이와 관련해 이미 지난달 고려아연의 주요 생산 제품인 아연, 연, 귀금속, 반도체 황산을 공급받는 국내 외 80여 개의 고객사들은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 연속성이 저해될 가능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고려아연 품질 유지 요청서'를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