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힌남노 복구 기적 담은 영화 ‘데드라인’, “각자 위치에서 지켜낸 제철소의 심장”

제철소의 심장을 되살리기 위한 철강인의 사투

2024-11-08     이형원 기자

데드라인. 멈춰버린 고로를 다시 뛰게 만들 수 있는 마지막 일주일의 시간.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 대한민국 철강산업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게 된다. 국가기간산업의 상징인 포항제철소가 약 50년 만에 가동을 중단한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태풍이 몰고 온 막대한 양의 폭우와 이로 인한 냉천 범람으로 제철소가 물에 잠기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용광로 내부 1,500°C의 온도로 끓고 있는 쇳물이 물과 만나면 폭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에 영화 속 임직원들은 고심 끝에 고로의 휴풍을 결정한다. 

쇳물은 용광로 내부로 뜨거운 바람이 유입돼 철광석과 석탄이 녹으며 만들어진다. 고로는 철강 생산에 특성상 한순간도 멈춰선 안 된다, 만약 바람을 불어넣는 설비가 멈추게 된다면 고로 내부의 쇳물은 굳게 되며, 이를 되살리기 위해선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 
 

영화

영화 ‘데드라인’은 포항제철소의 심장인 5기의 고로 휴풍 이후 용광로를 다시 뛰게 만들 수 있는 시간인 일주일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중 시사 교양 PD 오윤화(공승연)는 힌남노로 인해 재난을 겪게 된 포항제철소 내부 잠입 취재에 나서며 예상치 못한 인물과 만나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다. 

고로 휴풍과 각 공장의 정전 사태, 이로 인한 여러 위기 상황 발생으로 제철소 내부는 혼란에 휩싸인다. 위기의 상황 속 제철소 임직원들은 각자 있어야 할 위치에 자리하며 더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간다. 

단 한 명의 인명피해 없이 태풍을 극복한 포항제철소는 또 다른 난관을 마주하게 된다. 바로 데드라인 이전 고로를 되살리기 위해 열풍을 재가동해야 하지만, 가동 이후 쏟아져 나오는 쇳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과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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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 피트를 비롯해 30여 개의 포항제철소 내부 공장이 여전히 멈춰있어 고로 재가동을 쉽사리 결정할 수 없던 것이다. 쇳물을 운반하는 열차, 일명 토페토카도 대부분 손상됐다. 이후 포항제철소는 기막힌 방법으로 쇳물을 처리하는데, 이는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화 ‘데드라인’은 태풍 힌남노 실제 피해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화됐으며, 포항제철소를 덮친 초대형 태풍을 막아내기 위한 철강인들의 강인한 의지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뜨거운 사투를 다루고 있다.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으로 많은 호평을 받았던 권봉근 감독이 ‘데드라인’의 연출을 맡았고, ‘그것이 알고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대한민국 대표 범죄, 시사 프로그램을 집필해 온 장윤정 작가가 극본을 맡아 많은 이들의 기대를 끌어내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자신만의 색깔로 매작품마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배우 공승연과 다양한 작품에서 노련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흥행을 이끄는 배우 박지일, 그리고 감칠맛 나는 연기력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정석용, 홍서준, 유승목, 장혁진 등 믿고 보는 명품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 앙상블을 만나 볼 수 있다. 

작중 철강 관련 용어가 다수 등장한다. 용선과 압연, 가열로 등 다양한 전문 용어가 나오지만,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영화 속 아쉬운 점도 존재했다. 영화 배경과 흐름에 따라 작중 절반에 가까운 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지는데, 주요 배우들의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점이다. 

본지와 만난 한 관람객은 “정확한 의미는 알기 어려웠지만 흐름을 통해 이해하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라며 “다만 한글 자막이 추가됐다면 영화를 이해하기에 더욱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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