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명절 이후 철강 가격 오를 수 있을까요?”…기대감 가져보는 철강업계
전체 수요 부진하지만…전방산업 활동 재개 기대감 철강업계, 가격 인상 기회 잡을까?…“결국 중국 가격 동향 중요” 연말·연초 열연강판 제조원가, 5개월래 최고
설날과 춘절 이후 철강 가격 흐름에 철강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내와 중국 철강 수요가 여전히 침체한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재고 확충 등의 영향을 받아 가격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제조업계 또한 지난해 연말부터 환율로 급등한 제조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가격 방침과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명절 이후 중국 시황 등을 고려한 가격 방침이 나올 것”이라 전했다.
◎ 전체 수요 부진하지만…전방산업 활동 재개 기대감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열간압연강판 유통가격은 중국 시황 등의 영향으로 상승 기대감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1월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 시장 진입과 함께 명절 등 제품 물동량이 평월 대비 감소한다. 이에 철강업계는 1분기 가격 방침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중국 시황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과 시중 유통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눈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요가 저조한 것은 맞지만, 중국 오퍼가격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중국 철강 가격이 국내 가격을 선행하는 점과 한국향 오퍼(Offer)가격이 국내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의 시선은 중국 오퍼가격에 쏠릴 것”이라고 전했다.
철강업계는 춘절 이후 중국 열연강판 가격 흐름이 안정적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장기간의 춘절 연휴(1월 28일~2월 4일) 직후 수요업계의 재고 확충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철강 수요가 봄철 건설 시즌을 앞두고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강업체들은 재고를 비축하는 한편, 가격 인상을 추진할 수 있다”라며 “지난해 연말 이후 중국 철강 가격은 저조한 흐름을 보였으나,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맞물려 2월부터 가격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2025년 1월 중하순 기준, 중국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3,400위안대 후반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관계자는 춘절 이후 중국 열연강판 가격이 톤당 3,500위안대 이상의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한다.
외신도 중국 철강 가격 흐름이 안정화된다면, 중국 철강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수출 가격을 조정하면서 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MM 등 외신은 “경기부양책이 철강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수출 가격도 변동될 것”이라며 “다만 구조적인 공급과잉과 해외 수요 약세 등으로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 설명했다.
◎ 철강업계, 가격 인상 기회 잡을까?…“결국 중국 가격 동향 중요”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 내수 열연강판 가격 흐름과 제조원가 상승 등에 발맞춰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부진한 내수 수요 속에서도, 중국 철강 가격 상승과 국내 수급 상황을 고려한 가격 인상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열연강판 제조사도 춘절 이후 새로운 가격 방침을 통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명절 이후 가격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오퍼가격 동향과 시장 가격 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포스코는 1월 유통향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3만 원 인상한 바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1월 말 가격 인상과 2월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현대제철의 가격 인상 폭은 앞서 포스코의 1월 가격 인상 폭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원가 부담이 증가한 것도 제품 가격 인상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열연강판의 주요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100달러 안팎을 유지하고 있으나, 환율이 예년 대비 강세를 보인 탓에 제조업계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월 제선원가는 톤당 290달러대(중국 CFR, 원료 투입에 따른 단순 추정치) 안팎으로 지난 연말 대비 10달러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인 탓에 실제 제조원가는 직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12월~1월 국내 열연강판 제조원가는 5개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로업계 입장에서 열연강판과 후판 등 일반 범용재로는 이익을 거두기 어려운 구조”라며 “수익을 내기보다는 손해를 막겠다는 입장이 강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