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제강분진 재활용사업, 첫발 잘 디뎌야

<초점>제강분진 재활용사업, 첫발 잘 디뎌야

  • 철강
  • 승인 2008.06.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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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차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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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가격 연동한 인센티브 등 세부내용 명확해야


  26일 국내 전기로 제강사를 대표한 한국철강협회와 영국 징크옥스(ZincOx)社의 제강분진 재활용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국내 발생하는 제강분진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은 처음이기 때문에 기대가 큰 만큼 첫발을 잘 내디뎌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세밀하게 체크해봐야 할 내용들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10년 무상처리, 그 이후에는?
  현재는 제강분진 처리비용이 톤당 5∼6만원에 불과하지만 법적으로 매립을 금지한 이후에는 처리비용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법적으로 제강분진 매립을 금지하고 있는 일부 선진국의 처리비용은 톤당 15∼20만원에 달한다. 이 점에서 볼 때 향후 법적으로 제강분진 매립이 금지된 이후에는 국내 전기로 제강분진 재활용 업체가 제강분진 처리에 따른 무리한 비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크다.

  양해각서 내용에 의하면 징크옥스가 국내 제강사에 설비 가동 이후 시점부터 10년간 제강분진 무상처리를 제안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무상처리 기간이 종료된 후 징크옥스가 제강사에 상당한 금액의 제강분진 처리비용을 요구할 경우 징크옥스가 요구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무상처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징크옥스가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없도록 일정 수준으로 범위를 한정지어 놓을 필요가 있다.

◇책임감 있는 사업 추진 필요
  또한 더욱 큰 문제로 제기되는 부분은 아연 가격의 급락이다. 
  제강분진 처리를 위한 논의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 3월 월평균 아연 가격은 톤당 2,511달러(LME Official Price Cash 기준)를 기록했으나 6월 25일 현재 톤당 1,852달러에 불과하다. 
  올해 아연 가격은 점점 공급 과잉이 뚜렷해지면서 이로 인해 상승보다는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다분하다. 일부 전문가는 톤당 1,500달러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아연 가격 약세에 따른 손실 책임을 누가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

  향후 사업이 진행된 이후 아연 가격이 더욱 급락할 경우 징크옥스가 사업을 꾸준히 책임 있게 진행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와 만약 이를 어길 경우 법적으로 제재할 방안이 있느냐 하는 점에서 아직 명확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제강분진 매립을 금지하게 된 상황에서 국내 유일한 제강분진 처리업체가 사업에서 손을 떼고 철수하게 되면 매립이 금지된 제강분진을 당장 국내에서 처리할 방안이 없어지기 때문에 제강사들의 경제적 피해는 물론 국내 환경 피해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가금속 회수율, 확실한 검증 필요
  제강분진 처리 사업에서 중요한 부분은 무엇보다도 분진 내에 함유되어 있는 아연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느냐하는 점이다. 
  이와 관련 철강협회는 징크옥스가 보유한 웰츠클린(Waelz klin) 공법의 아연 회수율을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일부 학계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는 웰츠클린 공법의 아연 회수율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회수율이 낮을 경우 제강분진 처리 사업의 경제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회수율이 낮다는 문제는 처리과정을 거친 후의 제2차 폐기물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점에서 제강분진 재활용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는 국내 전기로 제강사는 물론 정부와 국민에게 사업성은 물론 환경 측면에서의 안정성을 일정 부분 검증 받을 필요가 있다.

◇아연價 연동한 인센티브 명확해야
  아연 회수 과정에서 제강분진과 함께 연료로 투입되는 코크스, 천연가스의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회수 비용을 고려하면 제강분진 처리 사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관련업계 내에서 심심찮게 오가고 있다.

  국제 아연 가격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등 세부 사항에서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는 점도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징크옥스는 아연 가격에 따라 제강사에 4억 이내 6%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일 수 있는 아연 가격에 연동한 인센티브 지급 문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은 징크옥스와 국내 전기로 제강사를 대표한 철강협회와의 제강분진 재활용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됐다고 해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차종혁기자/cha@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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