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온수산업단지, 빛과 어둠이 ‘공존’

서울온수산업단지, 빛과 어둠이 ‘공존’

  • 철강
  • 승인 2017.02.2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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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63@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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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유통·가공업체를 찾아서>서울온수산업단지

산 너머 다가온 봄을 시샘하듯 진눈깨비가 차가운 한기로 내리던 지난 22일 서울온수산업단지를 찾았다. 1970년에 조성된 일반산업단지 1호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동안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업적이 크다. 이곳은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계지점인 구로구 온수동과 부천시 원미구 역곡동이 행정구역으로 업체들이 양분되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곳은 1978년 5월 31일에는 상공부 허가 제250호로 영등포계공업단지 관리공단의 설립인가를 받아 산업기지로서 역할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98년 3월 26일 지금의 서울온수산업단지관리공단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로 기계 가공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서울온수산업단지관리공단 집계에 따르면 218여 업체가 입주해 있다. 기술을 앞세운 중소규모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입주업체를 지원하는 서울온수산업단지관리공단(이사장 이영창) 여현동 대리는 “1997년 11월 IMF 사태가 일어나자 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부도가 나거나 도산된 업체도 있었으나 그동안 기술축적의 저력을 가지고 온 힘을 다해 이를 극복하는 업체를 보며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면서 “비록 입주 업체들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진 기술력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온수산업단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하면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꿈을 꾸기도 했다. ‘기술융합 글로벌 스마트단지’로의 재탄생을 꿈꿨으나 이 계획은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업체들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입주자들의 의견 수렴도 하지 않은 서울시의 일방적인 발표도 있었지만, 개발해 봤자 큰 이익이 없어서 ‘변화’보다 ‘현실 안주’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이곳은 현재 환경을 개선하는 ‘재생사업’으로 변경해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입주해 있는 철강유통·가공업체들도 경기 침체의 깊은 골을 넘어서지 못하기는 여타 지역과 다르지 않았다. 매일매일 불황 극복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철강 가공업체 위더스인터내셔널 유재형 대표는 “단지 내 기계제작, 자동차 부품, 문구·완구 등 가공품에 들어가는 철강재를 소폭 슬리팅 해 납품하고 있다”면서 “워낙 불경기라 가격이 올라도 실질적인 유통 및 가공업체에서 매출을 올리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또 모형 절단 업체 거창철강 전계영 대표는 “회사 매출이 매년 줄고 있어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다. 최대한 수요가에 가격 상승분을 반영하려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면서 기자에게 당장 내일 시황이 어떨 것이지 물어볼 정도로 긴박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빛과 그늘이 공존하고 있는 서울온수산업단지. 쉴 틈 없이 돌아가는 기계 소리에 마음의 위안을 하지만 초입 부도업체 온수철강 간판을 보면 안타까움을 감출 수가 없다. 한때는 동부제철 대리점으로 잘 나가던 업체가 잘못된 경영으로 사업을 접었다. 희로애락의 인생사처럼 사업도 수많은 고비를 넘어야 웃는 날이 온다. 이곳 입주업체에게도 이 진리는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40여 년 세월을 꿋꿋하게 버텨온 그들이 자랑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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