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공업체를 찾아서>인천산업유통센터(2)

  국내 수요가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도 자주 찾는 인천산업유통센터(인천 동구 방축로)가 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현재 이곳은 공구·철재 상가·창고시설 등 5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입점 점포 수만 4,735개이며 공구, 배관 자재, 기계부품가공, 계측·시험기기, 가스 설비 등 용도에 따라 나뉜다. 단지 내 상주 인원은 1만8,000명이고 연 매출 규모는 1조6,000억원 수준이다.

  준공된 지 20여 년이 지날 정도로 전통을 갖고 있고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이사장 황현배)에 따르면 설비를 주문 제작하는 중소업체나 공구를 찾는 일반 소비자, 중국 바이어 등 하루 2만5,000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아시아 최대 유통단지를 꿈꾸고 있는 이곳에도 3단지에 철강 유통·가공업체들이 어김없이 자리하고 있었다.

  봄이 되면서 희소식이 찾아들었다. 최근 인천~김포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이곳 철강 유통·가공업체들의 기대감이 크다. 비교적 수요가가 많이 있는 김포와의 거리가 25분으로 단축됐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들은 짧아진 시간 때문에 물류비 절감은 물론 수요가들의 방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침체 시장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을 빼고 나면 현재의 철강 시황이 녹록하지 않다. 유통업체 한 대표는 “성수기인 봄이면 예년의 경우 가격도 오르고 판매가 활기를 보였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주문이 작년보다도 못하고 가격이 올랐지만, 부대비용을 빼면 남는 것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요가들이 가격이 내릴 때까지 관망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유통업체 대표는 “판매가 되지 않는 데 제조사들은 가격만 올리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수요가들이 국산 대신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을 선호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수입산에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을 고려한 가격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들쭉날쭉한 가격도 문제였다. 특수강 유통업체 한 임원은 “판매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각종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그 예가 가격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 판매를 위해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할인해 주니 시장에서 기준 가격이 없어진 지 오래됐다. 적어도 상도의는 지키고 사업을 해야 하는 데 침체 시장에서는 이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관업체들도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었다. 강관 유통업체 한 임원에 따르면 제조업체가 원자재인 열연강판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부진에 이어 3월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주문이 급감했고 4월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 황현배 이사장은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은 기본이고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상가를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를 잊은 듯한 이곳 철강·유통가공업체들은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봄소식과 함께 이들 업체도 봄꽃처럼 활짝 피어나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