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3D는 3D를 스마트하게 바꾼다” 국내첫 3D프린터독자개발·생산 캐리마

[탐방]“3D는 3D를 스마트하게 바꾼다” 국내첫 3D프린터독자개발·생산 캐리마

  • 뿌리산업
  • 승인 2017.05.2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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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수남 기자 sn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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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재료 등 노하우 탁월…해외 8개국 대리점·35개국 진출
이병극 대표 “최고 제품·서비스로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날 터”

이병극 대표는 1990년 후반 3D프린터를 개발하면서 걸린 동상으로 지금도 불편하다면서도
3D프린팅 시장의 미래가 밝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정수남 기자

최근 들어 연구 개발(R&D)이나 시제품 제작을 위해 뿌리기업 등 제조 기업에 캐리마(대표이사 이병극)의 3D프린터가 대세다.

캐리마가 국내 최초로 3D프린터를 독자 개발해 생산해 보급, 제품의 우수성과 함께 재료, 소프트웨어 등 관련 노하우가 풍부해서다.

S&M미디어 (회장 배정운)의 뿌리뉴스 취재 차량을 타고 김포공항 방면의 서울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차량 통행이 뜸해지는 강서구 구간에서 대로를 버리고 공항대로를 잡았다.

내비게이션이 공항대로와 주택 단지를 가르는 이면 도로변에 위치한 캐리마 사옥을 찾았다.

사옥 1층에는 바이어 상담실과 프린터 제조공장이 자리하고 있다. 2층에는 사무실과 3D프린터와 제품 전시실이 있다.

캐리마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캐리마가 처음부터 3D프린터 제조에 투신한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1983년 사진현상기 제조업체 캐리마를 창립했다. 그러다 아날로그 카메라 업체와 사진 현상을 하던 업체들이 위기를 맞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 되면서 사진 인화는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캐리마에도 생존을 위한 돌파구가 절실했다. 이 대표는 미국 유수의 디지털 전문 기업 TI를 통해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아날로그 현상기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는 디지털프린터 시스템(DPS)을 개발했다. 캐리마가 사진 인화 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았지만, 여전히 평면인 2D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것.

사진 현상기 제조 업체던 캐리마는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 되자 자구책으로 미국 TI와 함께 DPS를 개발했다.

그러다 이 대표는 ‘가까운 미래는 완벽한 디지털 시대에 될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프린터를 통해 기존 제조업에서처럼 물건을 만들고 사용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캐리마를 창업한 지 15년만의 일이다.

◆‘가까운 미래, 완벽한 디지털 시대’

이후 이 대표는 DPS의 엔진을 이용해 3년 간의 연구 개발을 통해 2001년 3D프린터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국내 3D프린팅 시장이 2000년대 후반 태동한 점을 고려하면, 캐리마의 진출은 10여년이 앞선 것이다.

장치, 재료, 소프트웨어 등 삼박자를 갖춘 캐리마가 업계 선도 기업으로 관련 분야 다양한 노하우를 가진 이유다.

서울 강서구 캐리마 사옥 외벽에는 자사의 전략 3D프린터가 랩핑돼 있다.

이 대표는 “3D프린터 개발 당시 열악한 개발 자금으로 넓은 공장에 난방조차 할 수 없었다. 당시 발에 동상이 걸려 지금도 겨울이면 불편하다”며 대부분 업계 선도 기업이 갖는 고충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개발 당시 DPS를 활용했기 때문에 캐리마 제품은 면노광을 통한 섬세한 출력물을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리마의 프린터는 1미크론 간격으로 배치된 마이크로 미러가 노광될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투영해 정밀하고 복잡한 형상까지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게다가 캐리마 제품은 7인치 액정표시장치(LCD)를 통해 출력과 엔진 설정 등이 가능하다.

현재 많은 국내 3프린터 업체들이 레이저 방식을 택하고 있어 프린터의 핵심 부품이면서 1억원을 호가하는 레이저와 반사경(스캐너) 등은 외산에 의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프린터 가격도 고가지만 기술 종속으로 국내 3D프린터 사업이 독자 생존의 길을 걷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3D프린터로 조형물을 제작 공급하는 툴 스페이스는 (위부터)캐리마의 3D프린터를 3대 구매했다. 아래는 캐리마 제품 등으로 만든 출력물.

캐리마는 이들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제조기업을 비롯해 3D프린터를 통한 창업자에게 인기인 캐리마 제품은 ▲고정밀 IM-96/110 ▲산업용 DM-250 등이다. 이들 제품은 사용자 편의성을 최대한 반영했으며, 고해상도를 실현하면서도 중량은 100㎏이 채 안된다.

이들 제품은 ▲섬세한 표현력 ▲쾌속·균일한 제작 속도 ▲안정성과 경제성 ▲장시간 사용을 보장한다고 캐리마 측은 강조했다.

캐리마 제품은 개인을 위한 취미용과 교육용, 산업용 등에 모두 최적화 됐으며, 가격도 외산 제품의 10% 수준도 안되는 1,000만원 초반부터 3,000만원 초반까지 합리적이다.

수입 산업용의 경우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3억원에서 최고 9억원을 호가, 스마트공장을 추진하는 뿌리기업 등 중소기업이 구매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캐리마의 제품을 도입해 조형물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는 툴 스페이스 안지훈 디자이너는 “캐리마의 3D프린터의 조형물은 수입산이나 국내 경쟁사 제품의 출력물보다 표면이 매끄러워 후처리 공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탁월하다”며 캐리마 프린터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캐리마가 업계를 선도하는 우수 기업이라는 점이 대외적으로 입증된 수 많은 상패와 감사패, 공로패.

◆캐리마 제품, 안정성과 경제성 두루 갖춰

이 대표는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프린터 재료 개발에도 착수했다. 뛰어난 장비가 있어도 재료가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라 서다.

이 대표는 재료 개발에 착수한 지 7년여만인 2000년대 후반 폴리머(플라스틱) 재료 개발에 성공했다. 캐리마가 자체 개발한 액상용 수지(Acryl, ABS-like, Flexible)는 정밀하고 내구성과 탄성이 강하면서 의료용에서부터 일상 제품까지 활용성이 넓다. 최근에는 섭씨 260도 열에도 녹지 않고 강도 역시 강철에 뒤지지 않는 수지를 개발했다.

이 대표는 “캐리마는 보급형, 보석용, 산업용 프린터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여기에 자체 개발한 액상수지를 이용한 출력물은 DLP(디지털 광학기술) 방식으로 매끈하고 섬세함을 자랑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캐리마는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3D프린팅 기술인 ‘C-CAT’을 개발,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하면 종전 보다 5배 빠른 10분에 10㎝를 적층할 수 있다.

캐리마는 우수한 관련 소프트웨어(SW)로도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있다.

캐리마의 슬라이싱 SW는 간단한 인터페이스와 툴 제공으로 제작 과정을 쉽게 하고, 자동 지원 기능으로 시간과 재료 절약 등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매직스는 사용자 맞춤으로 자동 지원과 모델링 속 비우기, 섬세한 지원 작업 등을 구현한 캐리마 프린터에 최적화 된 SW다.

캐리마는 현재 해외 8개국에 자사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35개국에 진출해 있다. 중동의 한 바이어(왼쪽)가 캐리마 직원과 대리점 개설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이 대표는 “캐리마는 세계 최초의 초고속 초정밀 3D프린팅 신기술을 보유, 0.001㎜ 두께로 시간당 최대 60㎝를 프린팅 할 수 있는 연속 적층 방식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캐리마는 2015년 세계 시장에서 7위에 올랐고, 같은 해 정부는 캐리마 제품을 세계 일류상품으로, 캐리마를 산업융합선도기업으로 각각 선정했다.

캐리마는 현재 해외 8개국에 자사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35개국에 진출했다.

이 대표는 “최근에는 일본에 캐리마 제품 50대에 이어 100대를 추가로 공급했다”며 “두바이 업체와 딜러 계약을 체결했고,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업체와도 딜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3D프린터는 기존 3D(더럽고,어렵고,위험한)산업으로 이름 난 뿌리산업을 스마트산업으로 탈바꿈 하는데 필수 솔루션”이라고 덧붙였다.

캐리마는 올해 매출 30억원, 내년 100억원, 2020년 200억원을 목표로 투자를 유치한다.

한편, 캐리마는 3월 열린 인터몰드 코리아에 이어 내달 하순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진행되는 인사이드 3D컨퍼런스와 엑스포 참사해 자사의 3D프린팅 솔루션을 대거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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