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40%로 상향…철강·비철금속 '초비상'

2030 온실가스 감축목표 40%로 상향…철강·비철금속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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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0.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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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방정환 기자 jhb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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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부처 합동,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목표 설정
철강·비철금속 등 산업계 "현실 무시…실현 가능성 의문"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현행 2018년 대비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이에 대해 철강·비철금속 등 산업계는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행정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와 관계부처는 지난 8일에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을 제시했다. NDC는 기후변화 파리협정에 따라 당사국이 스스로 발표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이번 NDC 상향안은 기존보다 대폭 상향되어 '203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면서 산업,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부문별 감축량을 산정했다.

지난 2015년 6월 최초로 2030 NDC를 수립한 후 국내외 감축 비율을 조정하고 목표 설정 방식을 '2030년 예상 배출량 대비 감축'에서 '2017년 배출량 대비 감축'으로 수정하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대대적인 목표 상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최근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의 입법 취지, 국제 동향 등을 고려해 감축목표를 설정했다고 정부는 밝혔다.

정부는 "기준연도에서 2030년까지의 연평균 감축률을 고려할 때 2018년 대비 40% 감축목표는 해외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도전적인 것으로, 이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감축목표 상향을 위해 전환ㆍ산업ㆍ건물ㆍ수송ㆍ농축수산 등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모든 부문에서의 감축 노력을 극대화했으며, 국내ㆍ외 감축 수단을 모두 활용하되, 국내 수단을 우선 적용했다.

우선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가장 높은 전환ㆍ산업 부문은 석탄발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술 개발 및 혁신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 연료 및 원료 전환 등의 감축 수단을 적용했다.

건물 부문은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청정에너지 이용 확대, 수송 부문은 무공해차 보급 및 교통 수요관리 강화, 농축수산 부문은 저탄소 농수산업 확대, 폐기물 부문은 폐기물 감량‧재활용 확대 및 바이오 플라스틱 대체 등의 감축 수단을 적용했다.

또한 온실가스 흡수 및 제거량 확대를 위한 수단으로는 산림의 지속가능성 증진, 도시 숲, 연안습지 및 갯벌 등 신규 탄소흡수원 확보, 탄소 포집ㆍ저장ㆍ활용 기술(CCUS) 확산 등을 적용했다.

정부는 온라인 토론회 등을 통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11월에 계획된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 26)에서 NDC 상향안을 발표하고 12월 중 유엔에 최종 제출할 계획이다.

NDC 상향안 내용
NDC 상향안 부문별 내용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전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산업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명시한 감축 하한인 35%조차도 부담이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이번에는 아예 당초 정부 안보다 높은 목표치가 설정되어 황당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NDC가 40%까지 높아질 경우 산업 부문에서는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약 3,80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이는 기존 안이 1,670만톤 감축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감축 목표가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비율로 따지면 6.4%에서 14.5%로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목표는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 구조와 현재 기업들의 기술 수준, 산업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실현이 불가능한 일방적 목표라는 게 대다수 산업계의 입장이다.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중장기 실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불과 8년 만에 정부의 감축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철강산업의 경우, 지난 2019년 기준 국내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1,700만톤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16.7%, 산업 부문의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 철강업체들이 에너지 효율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 상태여서 탈탄소 공정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할 여지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비철금속 업계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2040년경 상용화가 예상되고 여기에 소요되는 투자비용도 30조~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어 비용부담이 어마어마하다. 온실가스 감축 수단 중 하나인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도 아직은 상횽화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결국 탈탄소 공정 기술이 완성되기 전까지 현재의 생산 규모를 유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배출권을 사거나 생산량을 줄여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철강을 재료로 쓰는 조선이나 자동차와 같은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50 탄소중립과 관련해 기업들의 부담이 크고 특히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는 달성까지 8년밖에 남지 않아 현실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탄소중립 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에는 막대한 비용과 투자가 소요된다. 기업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유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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