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비, 비싸도 너무 비싸다

가스비, 비싸도 너무 비싸다

  • 비철금속
  • 승인 2023.03.2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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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정준우 기자 jw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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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스비 급등으로 제조사들의 비용 지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가스 비용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이에 강원도까지 가서 한 업체를 만나고 왔다. 업체는 비용 내역서를 보여주며 심각한 상황이라도 전했다.

A사는 2020년 연간 가스 요금이 5억8천만 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등한 천연가스 가격으로 지난해 가스 요금으로 지출된 비용이 11억2천만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2022년 가스 사용량이 2020년에 비해 5%가량 증가했음에도 비용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A사는 자체적인 예측을 통해 올해 가스 요금이 유지될 경우 2020년 대비 연간 가스 요금 지출로 10억 원을 더 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해당 예측은 오직 생산 과정에서 로(爐)를 가동하는데 사용되는 가스 사용량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기타 회사 운영에 필요한 가스 비용을 추가할 경우 부담이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업체들은 어디에도 도움받을 곳이 없어 막막하다고 전한다. 상위 업체던 가스 회사던 도움을 주는 곳이 없어 허리띠만 졸라맨다고 한다. 마른 수건에 물짜듯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장 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르 내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마냥 시장에 맡겨둔다면 위기 상황에서 산업의 뿌리를 이루는 중소기업들이 무너진다. 뿌리가 상한 식물은 죽기 마련이다. 결국 제조업의 자립도가 낮아져 공급망이 중요해진 지금 이 시대에 살아남기도 어렵다.

시간이 지나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떠난 버스에 손을 흔드는 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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