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유통업체 수십억 피해 발생 추정
6월부터 포스코 직거래 중단돼
건설경기 부진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파형강판 제조업체인 평산에스아이가 결국 2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포스코, RIST와 함께 파형강판 제조기술을 개발한 평산에스아이는 터널 공사 등에 다수의 납품실적을 기록하는 등 건설용 구조강재인 파형강판 시장 개척에 앞장서 왔다. 하지만 오랜 건설경기 부진과 지난 정부의 4대강 사업 집중투자로 파형강판이 주로 사용되는 터널 등의 공공공사 물량이 줄면서 수주부진이 심화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지난 6월부터 포스코로부터 파형강판 소재인 열연강판 직거래가 중단돼 왔으며, 이후 M사, D사, K사 등 몇몇 유통업체를 통해 열연강판을 구매해 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산에스아이는 현재 홈페이지가 폐쇄되고 본사와 수도권영업본부 등과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당좌거래 정지 공고가 나기 전 수 차례 시도 끝에 통화가 연결된 한 직원은 부도와 회생 신청과 관련한 문의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다른 직원, 부서로 연결하지 못하는 점 양해바란다"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만기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한 평산에스아이는 최종 부도에 앞서 기업회생을 신청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결국 부도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평산에스아이는 포스코로부터 6천톤 가량의 열연강판을 구매했다. 포스코와의 직거래가 중단되면서 유통업체를 통해 열연강판을 구매한 점을 미루어 볼 때 유통업체들의 피해규모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파형강판은 일정한 크기의 구조용 열연강판을 정해진 규격의 주름 모양으로 성형하여 강성을 증가시킨 강판이다. 일반구조용 열연강판을 성형한 후 아연을 도금해 내식성이 뛰어난 점도 특징이다.
물결 모양의 강판을 볼트로 연결하고 지면에 고정한 뒤 그 위에 콘크리트와 흙을 덮는 방식으로 고속도로 통ㆍ수로, 터널, 교량, 저류시설 등에 주로 활용되며, 콘크리트 구조물에 비해 공기를 40%나 단출함으로써 공사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