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부터 ‘1년 1도전’…미래 소재부터 알루미늄 압출까지
최근 3년간 연간 매출액 7,000억원→1조원 점진적 증가세
외형확장에 방점을 둬온 현대제철 스틸서비스센터(SSC)가 북미 알루미늄 사업을 전개한다. 자동차휠 중심의 사업에서 강관 임가공, 가전향 냉연 가공 등 신사업으로 중심추를 옮기는 과정에서 신사업 투자 중심에 설 알루미늄 사업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이다.
삼우는 1984년 7월 우림산업 주식회사로 설립됐다. 십여년이 흐른 1995년에는 세원이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재설립했다. 이후 1995년 현대정공(구,현대모비스)의 자동차용 대형휠이 충북 음성에 이전돼 생산한 것이 사세 확장의 계기가 됐다. 또 2005년에는 당진1공장(SSC) 준공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자동차강판 연계물량을 공급하게 되면서 자동차용 냉연·열연 강판 및 휠(Wheel)전문업체로 성장해 왔으며, 당진2공장과 울산공장에서 60만톤 규모의 산세라인도 운영 중에 있다. <편집자주>
◈ 1년에 ‘하나씩’ 초고속 몸집 불리기…매출액 1兆 첫 달성
삼우는 테라엔지니어링(신소재)과 경산공장(SSC), 멕시코 해외법인(가전향 공급·알루미늄 압출), 당진 2공장(도금라인) 등 최근 3년간 4개의 신규 사업장을 확충해나갔다. 중국 철강과 수출 성장, 스틸서비스센터의 성장 한계 등으로 수익 창출이 마땅치 않아 보인다는 외부 평가에도 신사업에 관심을 보이며 견조한 외형 성장을 이끌어나갔다.
테라엔지니어링은 2009년 설립된 카본 소재 전문 업체로 2019년 10월 삼우가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이 사업체는 경기도 안성에 위치하며 차별화된 CFRP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토클레이브 및 프레스를 이용한 다양한 산업군의 CFRP 부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탄소 섬유(CF)를 강화재로 하는 플라스틱계 복합재를 일반적으로 CFRP라 정의하며, CFRP는 경량 구조용 재료로서 뛰어난 특성을 갖고 있으며, 비강도(比强度)는 철강의 6배, GFRP의 2배, 비탄성률(比彈性率)은 철강의 3배, GFRP의 4배로 되어 있다. 스틸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첨단 신소재로, 고강도와 고탄성 소재가 필요한 자동차, 전자, 의료기기, 항공, 우주, 선박 등 미래의 많은 산업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같은 기간 경산공장 스틸서비스센터도 준공한 후 슬리터(Sitter) 1기를 들였다. 연간 생산능력은 15만톤으로 당진공장 슬리터라인의 절반 가량을 소화할 수 있는 양이다. 당진 공장에서는 최소 가공 폭을 600mm로 두고 있지만 경산공장의 경우 400mm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협폭 슬리팅과 가공물량을 동시 확보했다는 평가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외형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한 시기다. 2021년에는 현대제철 강관 사업부의 위탁생산(OEM)을 맡아 당진 2공장에 도금로 2기를 준공해 올해 1월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서는 냉·온수, 공기 및 가스 등 배관에 사용되는 백관이 연간 12만톤 생산되고 있다.
북미에 새둥지도 텄다. 멕시코 티후아나 지역으로 먼저 향한 삼우는 국내와 현지기업들의 전기아연도강판(EGI) 가공을 도울 수 있는 스틸서비스센터를 준공했다. 미니시어(Mini Shear), 시어기(Shear), 슬리터(Slitter) 3기로 연간 15만톤까지 소화할 수 있는 공장이다. 2021년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해 현재는 100%의 가동률에 도달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알루미늄 압출동을 짓고 12인치 압출기를 준공했다. 이 설비의 연간 생산은 1만톤으로 전기자동차와 트레일러 등 산업용 압출제품의 양산 공급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 공장의 경우 추가 설비 투자가 예정돼있다. 알루미늄 소재와 부품 등 전방 시장에 따른 높은 시장 잠재력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 수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우는 12인치 압출기 1기를 추가 투자하여 연간 생산량 2만톤 규모의 압출제품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추진 중이다.
기존 사업틀에서 벗어난 과감한 투자라는 우려와 달리 삼우의 사세는 빠르게 확장했다. 삼우의 매출액은 투자 진행 전인 2018년 8,169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대를 첫 돌파했다.
삼우의 전체 매출액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대상의 판매 매출은 70~80%을 차지한다. 2016년과 2017년 매출은 각각 7,626억원과 7,737억원으로 7,000억대를 수준 유지한 것을 감안해보면 지난해 거둔 실적은 외형 확대 덕으로 보인다. 확대한 사업장들의 지난해 영업이익 또한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 “만들면 팔린다”…북미사업 삼우 미래 먹거리될까?
삼우의 미래 먹거리로는 ‘북미사업’이 꼽힌다. 회사가 새둥지를 크게 튼 곳인 멕시코 티후아나 지역으로 미국과 캐나다 수출을 겨냥한 세계 유수의 가전사들의 생활가전 생산기지가 집중 포진돼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현지 사업장을 둔 업체들만 1700개 업체가 있고 경쟁업체가 많지 않다는 블루오션(Blue Ocean) 시장 진출임을 감안한다면 가공 물량 확보가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삼우의 신사업 중추가 ‘알루미늄 압출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자동차와 항공 산업을 중심으로 한 운송수단, 가전, 건축자재, 태양광 등 다양한 사업에서 경량화와 소재 고급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미에서는 트레일러 업계가 코로나19 이전 전성기 수준이었던 30만 대 회복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원자재 공급 문제가 필수적인데 아직까지는 탄탄한 공급력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또 지난해 말부터 북미 트레일러 주문량이 폭증하면서 원자재 재고량은 8개월분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선 올해 원자재 공급 문제가 지속되면 트레일러 공급 대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사는 이같은 알루미늄 사업의 향후 비전을 고려해 지난 2019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북미법인 설립을 검토했다. 그러나 사업초기 코로나 19로 인해 부지 매입과 사업 인허가 획득 등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 공장을 완공했다. 티후아나 지역에서 압출동을 세운 것은 국내기업 중 첫 사례로 알루미늄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장에 내비쳤다.
이 외에도 차량용 부품의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고자 ISIR(양산 전 초도품 승인보고서)와 OEM PPAP(부품 생산 승인) 등 승인 작업을 거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엔 북미 트레일러 상위 제조사와의 접촉을 통해 부품업체들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히는 등 수요처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본격 생산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삼우의 현지 기술 어벤져스(Avengers)의 역할도 주목된다. 삼우는 40년 경력의 알루미늄 기술자를 현지 공장의 키맨으로 발탁했다. 또 20년 이상의 금형 기술자와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오퍼레이터 등 기술 인력들을 통해 현지 채용과 직원 교육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압출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생산을 시작해 사업계획 대비 30%의 진도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 어벤져스의 준비태세와 승인 작업을 모두 마치는 대로 100%의 가동률을 확보할 전망이다.
삼우 측은 “냉연사업인 본업과 최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을 중심으로 해서 안정적인 사세 확장 라인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다”며 “임가공, 신소재, 가전향 소재 공급에서 더 나아가 알루미늄 압출 사업에 투자범위를 넓힐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추가 납품요청 등을 고려해 프레스 설비에 대한 필요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며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